청년기자가 간다Ⅱ
2024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행복 큰잔치
자문위원·탈북민 함께한 명랑 운동회
승패 떠나 ‘소통과 화합’으로 하나 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주시협의회(회장 권현숙)가 지난 9월 7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2024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행복 큰잔치’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올해 지정된 ‘북한이탈주민의 날(7월 14일)’을 기념하고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의 실천 과제를 위해 북한이탈주민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며 통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인데요. 이날 행사에는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탈북민,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공연과 다양한 경기를 즐기며 화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유박’ ‘통일박’ 함께 터트리며 전초전
행사는 참가자들이 흰색 유니폼을 입은 자유팀과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통일팀으로 나눠 입장하면서 시작했는데요. 자문위원과 탈북민 등이 뒤섞여 만들어진 두 팀 모두 우승을 다짐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습니다. 또 식전 행사로 지역 탈북민들로 구성된 ‘자유새예술단’의 특별공연이 펼쳐지면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본 행사는 권현숙 회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습니다. 권 회장은 “북한이탈주민과 청주시민이 이곳에서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겨 서로에게 따뜻한 이웃사촌이 돼주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통일을 위해 한마음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유팀과 통일팀 대표 두 명이 참석자 모두를 대신해 ‘정정당당 선서’를 했습니다. 행사의 취지가 소통과 화합인 만큼 과열된 경쟁보다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유팀’과 ‘통일팀’으로 나뉘어 열띤 경기와 응원전을 펼쳤다.
양 팀은 본 경기에 앞서 ‘자유박’과 ‘통일박’을 함께 터트리며 전초전을 벌였습니다. 이날 경기 종목은 에어봉 릴레이와 버블슈트, 큰 공 굴리기, 인간 다람쥐통, 신발 명궁, 줄다리기 등 다양하게 준비됐습니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 열정은 지난여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못지않았습니다.
응원전도 치열했습니다. 한 종목이 끝날 때마다 승리한 팀은 환호성을 질렀고, 패배한 팀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응원하고 함께하는 모습은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양 팀은 종목별로 승리를 주고받은 끝에 통일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준우승은 자유팀에게 돌아갔습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양 팀은 서로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나누며 하나가 됐습니다.
남과 북, 함께 흘린 땀만큼 가까워져
김명옥 자문위원은 “지역사회에 자주, 평화통일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렇게 직접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 만나 서로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오늘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자문위원으로서 북한이탈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광섭 자문위원은 “통일이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런 작은 교류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탈주민들도 남한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고, 그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통일이 되면 더 많은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 모두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즐거운 경기와 볼거리로 하나 된 남과 북. 흘린 땀방울만큼이나 서로 가까워진 하루였습니다.
+ 미니 인터뷰 +
“함께 손 맞잡고 환호…
정말 하나 된 것 같아”
북한이탈주민 이설현 씨
-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남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익숙하지 않았는데요.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주민이 함께 어울리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 참여하게 됐습니다.
- 어떤 점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남한분들이 저희를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는 점이에요. 처음에는 어색할까 봐 걱정이 많았는데 운동을 하다 보니 말이 잘 통하지 않더라도 서로 힘을 합치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더라고요. 이게 바로 스포츠의 힘이구나 싶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계주에서 우리 팀이 이겼을 때였어요. 함께 달린 남한 팀원들과 손을 맞잡고 환호했는데, 정말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어요. 분단이라는 큰 벽이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다 같이 기뻐했던 게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 앞으로 남한에서의 생활이나 통일에 대한 바람이 있으신가요?
오늘 같은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북한이탈주민 중에는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 역시 그랬고요. 이런 자리를 통해 남한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고 대화를 나누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통일이 언젠가 이루어진다면, 이렇게 쌓아온 작은 교류들이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박성준 제21기 청년자문위원 기자(충북 청주시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