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평통
獨 ‘북한 인권’ 심포지엄 & 그림·카툰만화 대회 개최
‘통일 독트린’ 공유하며 北 인권 문제 부각
동포 아이들, 평화통일 희망·상상력 마음껏 펼쳐
10월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코리아 심포지엄 2024: 북한 인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 자문위원들에게 ‘8·15 통일 독트린의 비전과 전략’ 진행 상황을 소상히 밝히겠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들은 국제사회 여론을 이끄는 리더입니다. 자문위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합니다.”
10월 4일 오전 10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코리아 심포지엄 2024: 북한 인권’ 행사 현장을 찾은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북유럽협의회 프랑크푸르트지회(지회장 김병학) 자문위원들 앞에서 굳은 결의를 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행사장은 고국에서 통일부 차관이 찾아온다는 소식에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프랑크푸르트지회 자문위원들로 가득 찼다. 김 차관의 독일 방문은 프랑크푸르트지회가 통일부와 공동주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독일 동·서독 통일기념일(10월 3일) 다음 날 열려 의미를 더했다.
환영사를 맡은 김병학 지회장은 올해 제정 75주년을 맞은 독일 기본법 제1조 ‘인간의 존엄은 침해될 수 없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이 북한 인권 상황을 환기하고 남한의 평화로운 통일 노력을 지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전략적 실수
고창원 북유럽협의회장은 축사를 통해 “기약 없는 통일의 길에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은 희망을 가꿔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살펴보고 인권유린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김수경 차관의 ‘8·15 통일 독트린의 비전과 전략’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한스 요아힘 슈미트 프랑크푸르트 평화연구소(PRIF) 박사, 니콜라이 슈프레켈스 독일 북한인권재단 SARAM 창립자,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마이클 그랜다이닝 영국 커넥트북한 대표 등 발제자들의 강연과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슈미트 박사는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상황을 전망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현황과 협상의 문제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핵화 계획 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북한이 2017년까지 핵실험을 통해 증폭 핵탄두 실험에 성공했고, 2022년 이후 핵 개발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완전한 기능을 갖춘 대륙간 탄도미사일용 재진입체 실험에는 성공하지 못했으나 이동식 레일 발사대를 갖춘 여단도 창설할 계획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슈프레켈스 SARAM 창립자는 북한 인권 활동의 두 가지 긍정적인 진전으로 지난 2년 전부터 유럽에서 북한 인권 캠페인을 왜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지 않은 점과 북한 정권이 저지르고 있는 인종 및 국제 범죄가 감소한 것을 꼽았다.
2부에서는 서울시 명예시민이기도 한 스칼라튜 사무총장이 능숙한 한국어로 ‘김정은의 전략적인 실수?’란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북한 정권 수립 이후 김씨 일가의 체제 사상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김정은의 새로운 신격화 시도와 북한을 개혁하고 현대화하려는 시도가 북한 체제의 심각한 불안정과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글랜다이닝 대표는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에서 간과되는 문제들과 탈북이 도전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왜 비현실적인 것인지, 탈북 후 진정한 자유를 얻지 못하는 이유, 국제사회의 일원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 탈북자 공동체가 직면하는 도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고국의 미래 생각해볼 기회 필요”
한편 프랑크푸르트지회는 9월 28일부터 10월 12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에서 한인 동포 2·3세, 입양 동포, 다문화가정 자녀를 포함한 독일 내 한국계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 강연 및 그림·카툰만화 대회’를 개최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바른 인식을 제고하고 학생들의 희망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에서 열린 ‘통일 강연 및 그림·카툰만화 대회’에 참석한 현지 동포 어린이들이 자신들이 그린 한반도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통일 교육 강사로 나선 정진헌 국립통일교육원 교수는 현지 동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진행했다. 정 교수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독일 동포 사회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고국의 미래를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면서 “그 기회가 단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교육의 현장에서 공유되고 창의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기성세대의 지원과 독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프랑크푸르트지회는 유치원과 초등, 중·고등학교별로 ‘자유롭고 행복한 통일 한반도 지도 그리기’, ‘대한민국이 통일이 되면’,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 등을 주제로 그린 작품을 제출받아 부문별로 수상작을 뽑아 시상했다.
글· 김건희 기자, 박진희 제21기 청년자문위원 기자
사진· 북유럽협의회 프랑크푸르트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