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시간 10분!Ⅰ
동남아서부협의회 민주평통 주니어 위원 이서형
“ 남북 간 교류로 격차 좁힌 후
자유민주주의 기반으로 통일해야”
안녕하세요. 저는 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열다섯 살 교포3세 이서형이라고 합니다. 저희 가족은 할아버지 세대부터 태국에 와서 살았어요. 저는 현재 태국의 ‘뜨리암우돔쓱싸’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친구들은 국제학교를 많이 다녀서 저처럼 현지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은 좀 드물어요. 그래서 한국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덕분에 많은 한인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
“분단 현실 안타깝고 전쟁 일어날까 두려워”
저는 올해 민주평통이 개최한 ‘2024 청소년 통일캠프 평화통일 골든벨’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그 행사의 골든벨 퀴즈대회와 통일감상문 쓰기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고, 골든벨 결승전인 해외 결선에 참가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매우 뜻깊은 경험을 했는데요. 전 세계 100여 명의 제 또래 한인 동포들과 함께 2박 3일간 생활하며 교류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았습니다. 함께한 대다수의 친구들이 남북한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척 가까워져 지금도 연락하고 지냅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서 민주평통에 애정과 관심이 생겼고, 마침 동남아서부협의회 제8기 주니어 평통위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민주평통 주니어 위원이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회장을 맡았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재정비해 홍보에 집중하고 있고, 태국왕실 공주컵 태권도대회 행사도 준비 중입니다. 이 행사는 6·25 참전 용사들의 후손인 태국인 주니어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데요. 태국 주니어와 한국 주니어 간 가교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남북관계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우선 통일이라는 개념이 저에게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고, 특히 외국에 살고 있다 보니 그저 하나의 정치적인 개념으로 인식됐던 것 같아요. 저와 같은 어린 한인 교포들은 공감하겠지만, 학교에서 친구들이 ‘북한에서 왔느냐, 남한에서 왔느냐’ 이런 장난스러운 질문을 많이 했고, 간혹 김정은 딸이라고 짓궂은 농담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런 장난이 마냥 웃기게 느껴졌는데, 그게 지속되면서 점점 북한에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코리아(Korea)’ 하면 다들 대한민국을 생각하겠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남한과 북한에 대한 개념이 확실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같은 민족인데 오랜 분단으로 서로 멀어지게 된 현실이 안타깝고, 다른 한편으로는 언제든지 다시 남북 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해요. 무엇보다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이 너무 안쓰러워요. 북한의 인권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북한 주민들이 하루빨리 통일을 통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서로 간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북한의 군사력 강화와 미사일 시험은 남한과 국제사회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남한도 이에 맞서 군사적 대비를 강화하면서 대화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어요. 또한, 이러한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과 실험으로, 주변국들과 북한과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고 있고 북한이 점점 고립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친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요.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혼란, 정치적 갈등에 대한 걱정은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통일을 단기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긴 안목으로 본다면, 통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통일이 되면 한반도의 인적, 자원적 역량이 합쳐지면서 경제적 잠재력이 커질 수 있고, 더 안정적인 한반도를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사회적 문제가 낮은 출산율인데, 통일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같은 피를 나누고 있는 저희가 다시 한 나라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친한파 태국인 만드는 데 일조하고파”
우리가 떨어져 지낸 지가 너무 오래됐고, 경제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왕래를 하고, 경제적인 교류를 순차적으로 하며, 차이를 차차 극복해나간 후에 궁극적으로 한 나라가 되는 통일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독일이 통일을 했을 때 서독과 동독은 우리만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전체가 크게 휘청거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서로의 격차를 좁힌 후에 대한민국 중심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기반으로 한 평화통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주변에 있는 태국인들에게 한국에 좋은 인식이 생기도록 하고, 나중에 제가 태국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돼 친한파 태국인들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저와 같이 외국에 사는 재외동포 친구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더 자부심을 가지고, 각자 살고 있는 곳에서 작은 외교관이 돼 우리의 통일을 응원하고,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록 열심히 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있을 다양한 주니어 활동들을 통해 통일에 대하여, 조국에 대하여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싶습니다.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시간 10분!Ⅰ
글· 이서형 동남아서부협의회 주니어 위원
사진· 동남아서부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