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9+10 Vol.217

서로의 이야기가 모여 통일의 길을 열다

제4차 직능별 정책회의에서 만난 새로운 대화의 시작

‘평화통일’은 지속적인 관심 속에서 이뤄내야 할 우리 모두의 염원이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켜내야 할 가치이다. 지난 8월 13일, 라마다호텔 동대문 볼룸홀에서 민주평통 제4차 직능별 정책회의가 열렸다. ‘지속 가능한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소통의 장. 지역도, 세대도, 살아온 삶의 무게도 다른 이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감했던 현장을 소개한다.

지난 8월 13일, 라마다호텔 동대문 볼룸홀에서 제4차 직능별 정책회의가 개최됐다.

생각을 나누고 같이 고민하는 소통의 장

제4차 직능별 정책회의가 열린 라마다호텔 동대문 볼룸홀.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여 명의 보건복지, 문화체육, 교육 직능 자문위원들의 표정에서는 이번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랜만에 만난 위원들은 물론, 처음 만나는 이들도 ‘첫 만남’의 어색함보다 반가움이 먼저였다. 반가운 인사 뒤로는 자연스럽게 평화통일과 남북관계 이야기가 이어졌고, 서로 다른 삶의 경험 속에서도 같은 고민을 품고 있다는 사실에 금세 마음이 가까워졌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라는 소속감, 그리고 같은 분과 위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 기대하는 바도 분명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 정책의 방향, 그에 따른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오늘 정책회의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위원님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넘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직능별로 나뉜 조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같은 분야에 몸담은 이들이 모여 서로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각자의 생각을 맞춰가는 과정이 마치 하나의 그림을 채워가는 듯했다. 토론장은 완벽한 답을 내놓기보다 서로의 이야기를 깊이 나누며, 작은 변화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따뜻한 공기 속에서 의견이 오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향한 분위기가 조용히 자라나고 있었다.

통일을 말하는 법, 마음을 여는 법

정책회의는 박학민 민주평통 자문건의국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다시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그는, “이 자리가 변화 속에서 자문위원들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협력과 상생의 기반을 다지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도 당부했다.

전영선 건국대학교 교수는 ‘평화통일 기반 조성과 남북협력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통일의 길은 제도나 정책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와 이해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특히 “유연한 대화, 마음을 여는 연습 없이는 남북협력도 의미를 잃는다”라는 말은 자문위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특별강연은 보다 실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정치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통일을 회복해야 한다”고 전하며, 민주평통이야말로 그런 대화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만큼 말은 많지만, 진짜 대화는 적은 곳도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나눈 이야기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진정한 대화’가 되어, 통일이라는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함께 밝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양한 의견이 만나 하나의 제안이 되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으로 첫 대면의 어색함을 푼 후, 본격적인 조별 토론이 시작됐다. 보건복지, 문화체육, 교육 세 분과에 따라 총 12개 조가 구성되고, 각 직능에 맞는 토론과제가 주어졌다. 평소 품어온 고민을 꺼내놓고, 각자의 아이디어를 하나로 모아 정책제안서를 완성해가는 과정 속에서 위원들의 표정은 어느새 진지함으로 가득했다.

이어진 조별 토론 시간에는 정책 제안과 추진 방안을 구체화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담아낸 정책제안서 작성과 비주얼씽킹 작업이 함께 진행되었다. 마지막 순서로 조별 발표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우수 제안에 대한 투표가 이어졌다. 각 조에서는 교과 연계형 통일교육, 청년세대의 감각에 맞는 통일 콘텐츠 활용 전략, ‘국제보건의약협의체’ 구성 등 의미 있는 정책 아이디어들을 제시하였다.

새벽 6시에 전남 진도에서 출발했다는 차영란 위원(보건복지분과)은 “지역과 세대가 다르면 생각도 다르다는 걸 느꼈고, 오늘 배운 것들을 꼭 우리 지역 위원님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전했다.

차영란 위원의 말처럼, 이날 정책회의는 단지 정책 제안서를 작성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지역과 세대가 만나는 통로였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이해하고, 연결되는 시간이었다.

조별 정책(사업)명
정책(사업명)
1조 교과 연계형 통일 교육
2조 청년 행복 지수 높이는 통일 인식
3조 차세대의 지속적인 통일 교육
4조 문화, 스포츠 교류 사업
5조 국제 스포츠 문화 연계 이벤트
6조 생활, 체육, 문화 체험 활동
7조 청년 세대 감각에 맞는 통일 콘텐츠활용을 위한 전략
8조 이산가족상봉 및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9조 변화하는 기후, 하나의 한반도
10조 북한이탈주민의 북측 가족간의 교류
11조 건강한 한반도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보건의약협의체” 구성
12조 인권 개선과 협력 방안
각 직능에 맞는 토론과제에 따라 정책제안서를 완성해가는 자문위원들

서로의 정책 제안서를 함께 보면서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이해하고, 연결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