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72023.03.

세계 속 민주평통


민주평통에는 131개국에서 활동하는 3,900명의 해외 자문위원이 있다. 세계 각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자문위원들의 삶과 활동상을 그들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성장 잠재력 풍부한 ‘영원한 봄의 땅’

르완다

르완다는 1962년 독립한 아프리카의 신생 국가다. 적도 바로 아래 있지만, 국토 대부분이 산지일 만큼 고도가 높아 기후가 비교적 온화하다. ‘영원한 봄의 땅’이라는 별칭도 거기서 나왔다. 한국과는 최근 개발협력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태권도와 K-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르완다에 한국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자문위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INTERVIEWEE | 박상주 아프리카협의회 르완다분회장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1990년부터 국내 동물약품 제조회사 수출담당자로 아프리카 대륙을 왕래하며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그러다 2005년, 회사와 협의하에 동부아프리카지역 총판을 맡기로 하고 ‘동물의 왕국’ 케냐에 정착했죠. 제가 수의사 자격을 갖고 있어 큰 시행착오 없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배합사료 제조에 뜻을 두면서 동물약품 판매업을 접고, 2015년 르완다에 진출해 지금까지 사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Q. 르완다는 어떤 나라인가요?
르완다는 아프리카 대륙 중부, 적도 바로 아래 위치한 나라입니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으로 자연 경관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르완다 국민들은 이 나라를 ‘1,000개의 언덕으로 이뤄진 땅’ 또는 ‘영원한 봄의 땅’이라고 소개하죠.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로, 인구는 약 1,400만 명입니다. 인구의 60%가 25세 이하 청년으로, 매우 젊고 역동적이며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르완다는 1994년 종족 분쟁으로 100일 만에 인구의 10% 이상이 목숨을 잃은 아픈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화해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국민적 노력 또한 뒷받침돼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Q. 한국과 르완다의 관계는 어떤가요?
한국과 르완다는 1963년 처음 외교 관계를 맺었습니다. 1970~80년대 잠시 단교한 적이 있지만, 이후 개발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수출입은행 등 우리나라의 많은 개발협력기구와 NGO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또 한국 기업이 르완다 전역에 4G/LTE 망을 구축했고 농업·건설 등의 분야에 투자하는 등 양국 간 경제 교류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르완다 정부는 한국의 개발 성공 경험을 높게 평가하고, 르완다 발전의 모범 사례로 삼고 있습니다.
Q. 르완다에서 K-문화의 위상은 어떤가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습니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과 마찬가지 현상이죠. 많은 르완다 젊은이가 한국에서 교육 및 기술훈련을 받고 돌아와 현지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어요. KOICA 봉사단원과 선교사들, NGO 관계자들의 활동도 르완다와 한국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만 한국 식당이 3곳 있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식집도 있습니다. 매년 주르완다 한국대사관에서 여는 한국노래경연대회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태권도 도장도 르완다에 한류를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와 함국 문화 사랑하는 르완다 사람들

Q. 현지에서 태권도의 인기도 높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키갈리 시내에만 태권도장이 12개 정도 됩니다. 등록된 태권도 수련인도 1,500명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2013년부터 주르완다 한국대사관에서 대사배 태권도대회를 열고 있고, 국기원에서도 직원을 파견해 태권도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르완다 태권도대표팀은 2018년 아프리카 품새선수권대회에서 3등을 차지할 만큼 기량이 좋은 편입니다.

지난해 2022년 8월 13일 르완다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 기원 K-문화축제’ 참석자들. 이날 행사에는 교민과 현지인 300명 이상이 참가해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Q. 민주평통 자문위원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지난해 8월 한국 문화 체험 행사를 기획했는데, 교민과 현지인이 300명 넘게 모여 거의 3시간 동안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것은 현지 고등학생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애국가를 부르던 모습입니다. 제 평생 들어본 애국가 가운데 가장 감격적인 애국가였어요. 또 이 행사에 참여한 한 댄스팀이 ‘한잔해’라는 국내 트로트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던 모습도 떠오르네요. 교민과 현지인 모두 흥에 겨워 같이 손뼉을 치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한 한국 음식 시식 코너와 태권도 시범 행사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Q. 앞으로 르완다에서 어떤 일을 해나갈 계획이십니까.
제가 하고 있는 사업을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르완다에 한국을 더 많이 소개하고 이곳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르완다 한국대사관과 협의해 다양한 문화 행사 등도 계속 만들어가겠습니다. 제 바람이 있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경제력 이상으로 높아져 세계인이 동경하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 평화는 자연스럽게 정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르완다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을 알리고 한류를 전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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