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7+08 Vol.216

지역 속으로 더 가까이,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통일
경기 오산시협의회

청소년의 질문에서 시민의 노래까지, 통일을 잇는 다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더는 국가만의 과제가 아니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전 세대의 참여는, 평화통일을 꿈이 아닌 현실로 확장하는 열쇠다. 민주평통 경기 오산시협의회는 지역사회 속으로 가까이 다가가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내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지역 청소년과 시민이 호흡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통일’이 나와 무관한 담론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과제임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시민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누구나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오산시협의회를 소개한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오산시협의회는 오산시의 모든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통일 프로그램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경기 오산시협의회 현황

오산시협의회 학교에 가다

지난 5월 23일, 운암고등학교 강단에서 열린 ‘통일시대 시민교실 토크콘서트’ 현장. 강단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눈빛에는 의문과 호기심이 교차한다. ‘통일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과 ‘그래도 북한에 대해 궁금하기는 했다’는 반응 속에서 토크콘서트가 시작됐다.

오늘 강의를 맡은 유현주 강사는 함경북도 출신의 북한이탈주민.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의 방송 활동을 통해 익숙한 얼굴이 등장하자 무관심하던 학생들의 표정에 기대감이 더해졌다. 실제 북한이탈주민에게 듣는 생생한 북한의 실상과 탈북 과정은 학생들의 관심과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통일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공감대는, 북한에 대한 궁금증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북한 학생들은 어떤 과목을 배우나요?” “북한 학생들도 우리처럼 대입 스트레스가 있을까요?” “북한에도 아이돌이 있나요?” 북한의 또래 학생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질문은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누군가는 “통일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토론 주제를 던졌고, 또 다른 학생은 “남북이 교류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라는 상상을 이야기했다.

“오늘 토크콘서트를 통해 북한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통일에 관심을 두고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통일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우리의 일이니까요.”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한 학생의 소감. 그 안에 오산시협의회가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며 꾸준히 통일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5월 23일, 운암고등학교 강단에서 열린 ‘통일시대 시민교실 토크콘서트’ 현장
토크콘서트 후 오산시협의회 임직원과 강사의 단체 사진

청소년과 통일을 잇는 학교 안 대화

‘청소년 통일시대 시민교실 토크콘서트’는 오산시협의회가 오산시와 협력해 기획한 대표적인 통일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학교에 찾아가 ‘통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봄부터 가을까지 총 9개 중, 고등학교를 방문해 청소년의 마음속에 평화통일의 씨앗을 심고 있다.

2025년에는 지난해보다 확대된 규모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이어 참여하는 학교가 여럿일 정도로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강철웅 남북교류협력분과위원장은 “토크콘서트가 학생은 물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도 뜻깊은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한 교사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586세대 교사분이 행사를 마치고 난 후 이런 얘기를 들려주셨어요. 본인이 학생들 나이였을 때 학교에서 통일에 대한 교육을 받았는데, 그땐 ‘어른이 되면 당연히 통일된 나라에서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그 후로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분단된 상태라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학생들은 통일에 관한 관심 자체가 적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고, 그래서 이 아이들이 자랐을 때는 통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오산시협의회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통일

오산시협의회는 시민과 함께 평화와 통일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해왔다. ‘통일시대 시민교실 토크콘서트’가 다음 세대를 책임질 청소년과 소통하는 자리라면, ‘오산시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골든벨’은 전 세대가 함께 통일을 이야기하는 어울림의 장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3~4명이 팀을 이뤄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광복, 근현대사, 통일 관련 정보 등이 문제로 출제된다. 선착순으로 200명을 선정해 행사를 진행하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참가문의가 올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율이 높다. 통일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위원들의 적극적인 후원이 바탕이 된 푸짐한 상품이 인기의 비결이라는 것이 협의회의 분석이다.

‘오산시민과 함께하는 평화음악회’도 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오산시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8월 12일,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북한이탈주민과 오산시민이 음악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화합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산시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골든벨’은 세대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모두 통일을 이야기하는 어울림의 장이다.
오산시협의회는 매년 여름이 되면 오산시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음악회를 개최했다.

모든 세대와 함게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플랫폼

이 외에도 오산시협의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화합한마당, 자문위원과 북한이탈주민의 소통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따뜻한 이웃, 하나 되는 힐링캠프’, 북한이탈주민과 오산시 저소득층을 위한 김장 나눔 등 다양한 활동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대상 통일 교육부터 문화공연, 사회공헌 활동까지, 오산시협의회는 ‘지역의 모든 세대와 함께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청소년 교육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은 단기 성과를 넘어서 지역 내 통일 감수성을 높이는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앞으로도 전 세대가 참여해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다.

황태경 오산시협의회장은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있었던 인상 깊은 순간을 소개하며, 통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오산의 한 중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감 선생님께서 ‘광복 80주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통일 1주년, 통일 1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며, 광복의 기쁨과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통일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세대가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오산시협의회도 다양한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통해 따뜻한 이웃, 하나되는 힐링캠프 행사에 대한 일정과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미니 인터뷰

MINI INTERVIEW

황태경 민주평통 경기 오산시협의회장

‘평화통일’을 향해 마음을 모아 함께 나아가는 힘. 그것이 우리 오산시협의회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행사의 기획부터 시행까지 위원님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십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통일시대 시민교실 토크콘서트, 오산시민과 함께하는 평화통일 골든벨과 평화음악회 등 전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위원님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참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특히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는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 민주평통을 알리고, 다양한 계층과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