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7+08 Vol.216

시(詩)와 함께 마주한 우리들의 첫 평화
충남 당진시협의회

통일의 꿈을 낭송한 청소년들의 무대
2025 평화통일 기원 청소년 시낭송대회

6월 21일 토요일 오후, 충남당진교육지원청 대강당은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엄마 아빠 품에서 응석을 부리며 자라온 아이들이었지만, 오늘만큼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시를 또렷한 목소리로 관객 앞에서 낭송하는 날. 마이크를 쥔 손에는 땀이 맺히고, 혹시 시 구절을 잊을까 긴장한 표정도 엿보였지만, 아이들은 모두 한 줄 한 줄 정성스레 시를 읊으며 진지하게 무대에 임했다. 이날 행사에는 총 16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53명의 청소년이 참가해, 평화통일을 주제로 시를 낭송하며 저마다의 목소리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전했다. 민주평통 충남 당진시협의회 자문위원과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 회장을 비롯해 학부모와 교사, 지역 주민들도 이 자리에 함께해, 청소년들의 울림 있는 낭송에 귀를 기울였다.

6월 21일, 충남당진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2025 평화통일 기원 청소년 시낭송대회’가 열렸다.

낭랑한 목소리로 전하는 통일의 메시지

국민의례와 개회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낭송 경연의 막이 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의 참가자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무대 중앙에 선 뒤, 마이크를 쥔 손에 힘을 주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고는 또박또박 목소리를 꺼내 평화통일을 주제로 한 시를 자신만의 개성과 감성으로 풀어냈다.

참가자들이 낭송한 ‘광야’, ‘임진강 살구꽃’, ‘무궁화’, ‘통일이 되면’, ‘산에 언덕에’ 등 다양한 작품에는 한민족의 아픈 역사와 평화를 향한 바람, 그리고 통일에 대한 기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떤 학생은 힘차고 당찬 목소리로, 어떤 학생은 조금은 떨리지만 담담한 어조로 시를 읊으며 객석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참가자 중 혜성초등학교 1학년 이시온 학생은 자작시 ‘찢어진 호랑이’를 낭송하며,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표현했다. 그는 찢어진 호랑이가 하나 되어 삼천리 금수강산의 조화로운 빛을 품은 ‘평화의 호랑이’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을 시에 담았다.

낭송을 마친 후, 무대 아래로 내려온 아이들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가득했다. 자신이 해냈다는 성취감과 긴장이 풀린 안도감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관객들의 따뜻한 박수는 아이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무대 위에서의 떨림을 잊게 해주었다.

이번 대회는 청소년들이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키우고, 통일 미래세대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교육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뜻깊은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대회를 준비하며 바람직한 통일 인식을 갖게 되고, 나라 사랑과 우리말의 소중함을 몸소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시낭송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당진오카리나앙상블 무대에 오른 아이들이 즉석 공연에 참여해 새소리를 연주하고 있다.

지역과 통일의 꿈이 만난 무대

이번 대회는 당진시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가 주관했으며, 당진시와 당진교육지원청의 후원으로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 속에 개최되었다. 개회사를 통해 이종현 당진시협의회장은 “여러분의 맑은 목소리로 전하는 시 한 편, 한 편이 평화와 통일을 향한 큰 울림이 되길 바란다”며 이 자리가 “통일을 생각하는 따뜻한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 유정순 회장은 “시는 귀한 사랑의 마음을 가장 고운 언어로 빚어낸 사랑의 노래입니다”라며, “나라 사랑과 통일을 기원하는 이번 시낭송대회에 진심을 다해 참여해 준 청소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대상의 영예는 심훈의 ‘나의 강산이여’를 또렷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낭송한 송악초등학교 5학년 사유류 학생에게 돌아갔다. 그의 진심 어린 낭송은 심사위원과 관객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

시를 통해 말하고, 듣고, 느껴본 평화의 메시지는 오랫동안 그들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날의 경험은 청소년들이 통일을 향한 마음을 스스로 발견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되었다.

미니 인터뷰

MINI INTERVIEW

2025 평화통일 기원 청소년 시낭송대회 대상수상자 사유류 송악초등학교 5학년

송악지역아동센터에서 이번 대회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되었어요. 선생님께서 저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추천해 주신 ‘나의 강산이여’라는 시를 골랐고, 시 속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선생님께 배웠어요. 대회를 준비하면서 감정을 담아 말하는 법을 알게 됐고, 대상을 받았을 때는 정말 기뻤어요. 앞으로도 평화통일 관련 활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