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감성 디저트 ‘개성주악’
전통의 맛에 감성을 더하다··· MZ세대가 사랑한 ‘개성주악’
작고 정갈한 모양과 은은한 단맛, 그리고 전통의 멋을 담은 디저트 ‘개성주악’은 북한의 전통적인 간식에서 시작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개성주악의 매력은 그 맛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정성 들여 만든 반죽에 조청, 꿀, 생강 등 천연 재료를 더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하며, 자극적인 디저트에 지친 이들에게 건강한 달콤함을 선사한다. 이 디저트는 고급스러운 맛뿐만 아니라 작은 한입 크기의 모양도 인상적이다. 정갈하게 담긴 개성주악은 비주얼 자체로 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전통 감성 디저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감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개성주악의 기원과 전통
개성주악은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간식으로, 개성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주악’은 ‘조각난’이라는 뜻을 지니며, 밀가루와 설탕을 주재료로 만들어진다. 북한에서는 명절이나 결혼식, 제사, 돌잔치 등 중요한 행사나 의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다.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에도 자주 내놓았으며, 이는 개성주악이 단순한 간식을 넘어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개성주악은 손님을 환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북한의 식문화와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음식이다.
전통 개성주악의 정성 가득한 제조 과정
전통 개성주악을 만드는 과정은 정성과 시간이 깃든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단계는 반죽과 발효 과정이다. 찹쌀가루와 막걸리 또는 쌀뜨물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이 반죽은 자연 발효되어 은은한 산미와 부드러운 질감을 형성한다. 발효된 반죽은 동그랗게 빚어 작은 공 모양으로 만든다. 다음은 기름에 튀기는 과정이다. 개성주악은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튀겨야 바삭한 겉과 쫀득한 속이 조화를 이룬다.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튀기면 식감이 제대로 살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튀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튀겨진 개성주악은 조청에 담가져 윤기를 더하고 맛을 돋운다. 조청은 생강과 꿀로 만든 전통적인 시럽으로, 개성주악에 은은한 단맛을 더하며, 일부는 대추나 밤을 고명으로 올려 고급스러운 맛을 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개성주악은 정교하고 일정한 크기로 만들어진다. 귀빈을 대접할 때 사용하는 고급 음식인 만큼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게 만들어져 상차림의 품격을 높인다.
남한과 북한의 개성주악은 제조법에서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북한의 개성주악은 찹쌀가루와 발효된 반죽으로 만들어지고, 기름에 튀긴 후 조청에 담가 풍미를 더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강조된다. 반면 남한의 개성주악은 주로 현대적인 디저트로 변형되어 고급스러운 포장과 현대적인 맛의 조화가 특징이다. 또한 남한에서는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되 비주얼과 맛에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된 개성주악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두 지역 모두 개성주악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각자의 문화적 특징을 더해 그 맛과 풍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에서 트렌드로, 개성주악의 감성 진화
전통적인 개성주악이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어 온 것은 아니었다. 20세기 후반, 다양한 먹거리가 등장하며 개성주악은 조금씩 그 존재감을 잃어갔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개성주악은 MZ세대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MZ세대가 개성주악의 매력에 끌리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정성’, ‘전통’, ‘건강’, ‘비주얼’, ‘스토리’까지 고루 갖춘 이 작은 주악은 지금 이 시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디저트’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감각적인 간식으로, 개성주악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MZ세대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전통적인 밀가루 대신 쌀가루나 다른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여 더 건강한 버전의 개성주악을 만들어냈다. 또한 전통적인 설탕 대신 다양한 천연 재료나 시나몬, 코코넛 등을 첨가하여 풍미를 더한 개성주악도 등장했다.
이처럼 현대적인 변화를 거친 개성주악은 더 이상 단순한 전통 간식이 아닌,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인기 있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개성주악의 맛은 기본적으로 달콤하고 고소하면서도, 개성의 다양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여러 변형들이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개성주악은 그 맛의 변천사를 통해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본래의 전통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디저트 카페나 베이커리에서도 개성주악을 재해석한 디저트로 선보이고 있다. 개성주악을 크로와상이나 다른 현대적 디저트와 결합한 형태로 제공하는 곳도 있으며, 다양한 현대적인 요소들이 전통과 만나 새로운 맛을 창조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한 개성주악은 앞으로도 그 매력을 더욱 넓혀가며, 문화적 가치를 지닌 특별한 간식으로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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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희재
전통 방식의 개성주악을 현대적인 토핑(호두정과, 곶감치즈 등)과 함께 제공하며, 백화점 입점으로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음. ⓒ연리희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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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방울
북한 음식 전문가와 한식 디저트 셰프의 협업으로 개성주악과 약과를 당일 제조 원칙으로 생산하며, 단아한 포장과 감각적인 구성으로 인스타그램에서도 주목받는 브랜드. ⓒ곡식방울 온라인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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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빈당
생강 조청에 절여 튀긴 주악 위에 무정과, 대추채를 올려 섬세한 비주얼을 자랑하며, 이바지용 및 폐백용 세트로도 인기. 탈북민 요리사들과 협업해 전통의 맛을 복원하고 있음. ⓒ예빈당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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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한식제과연구소
애플시나몬, 흑임자, 블루베리 등 현대적인 재료를 활용한 주악을 선보이며, 북한의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 북한 전통 음식에 대한 교육과 워크숍도 병행. ⓒ단지한식제과연구소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