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방용승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2025년 8월 14일 제28대 방용승 사무처장이 취임했다. 국민주권정부의 첫 사무처장을 맡은 방 처장은 ‘평화통일도 결국 국민이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11월 1일 새롭게 출발한 제22기 민주평통이 이를 실현하는 조직이 되도록 열심히 뒷받침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2,824명의 자문위원이 중심이 되어 국민이 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청년참여공모를 통해 새롭게 자문위원이 된 조래훈 개그맨이 방용승 사무처장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 봤다.
청년참여공모를 통해 제22기 자문위원이 된 조래훈 개그맨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사무처장이면 서열이 어떻게 되시나요?
민주평통은 자문위원 중심 조직이고 저는 자문회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무처장이니, 굳이 조직 내 서열을 따진다면 22,825번째 아닐까요. 제22기 자문위원이 22,824명이거든요(하하). 잘 모시겠습니다.
취임 후 세 달여가 지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제22기 자문회의 구성과 출범 준비, 그리고 국회 국정감사 등이 연이어 있어 정말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시간이 촉박했는데 빠른 시간에 제22기 자문회의가 잘 구성되고 예정대로 11월 1일 출범하게 되어 한시름 놓았어요. 사무처 직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문회의 하면 무겁고 진지하게 느껴지는데, 좀 더 즐겁게 활동하면 안 될까요?
저도 즐겁고 재미있는 통일운동을 꿈꿉니다. 평화와 통일은 모든 국민의 삶과 연관된 문제이고, 미래세대에게는 그들이 살 세상을 설계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평화와 통일은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래훈 위원님 같은 청년위원분들이 함께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자문위원으로서 저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정말 잘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의장이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결국 국민이 합니다’입니다. 민주평통은 대통령에게 평화통일 정책을 자문·건의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평화통일을 국민이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문위원들이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국민과 대통령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잘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분단체제 80년간 켜켜이 쌓아온 적대와 철 지난 이념의 틀을 내려놓고, 국민의 상상력과 지혜를 폭넓게 모으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는 100만 국민 인터뷰를 제안합니다. 22,824명의 자문위원이 한 사람당 50명의 국민을 만나 의견을 듣는 겁니다. 평화통일은 5,200만 국민의 이해와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정책에 잘 반영시키는 것이 필요해요. 이러한 국민의 생각을 AI 등으로 잘 정리하여 대통령께 건의하면서 국민이 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통일운동을 꿈꾼다는 방용승 사무처장, 평화와 통일은 모든 국민의 삶과 연관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개방성 높이고
청년과 여성의 참여를 확대했습니다"
11월 1일 제22기가 출범했습니다. 이번 자문회의는 어떻게 구성되었나요?
총 22,824명의 국민과 재외동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는데요. 제21기 대비해서 840명이 늘어난 숫자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번 구성은 변화와 혁신, 열린 참여, 활동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 신규 자문위원을 많이 발굴하려 노력했어요. 45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참여공모제를 통해 1,500명을 선발했는데, 그 덕분에 청년 비율이 제21기 4,952명 26.5%에서 제22기에는 6,017명으로 30.5%가 되었어요. 여성도 마찬가지로 제21기 34.3%에서, 제22기 40%로 상승했습니다. 이번 제22기는 청년과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진 기수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국민참여공모를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는 토론 역량을 갖춘 분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훌륭한 분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셨는데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 나갈지 궁금합니다. 민주평통은 대통령에게 평화통일 정책을 건의하는 일이 핵심인데, 어떻게 해 나갈 예정입니까?
저는 민주평통이 대통령의 입을 보는 조직이 아니라, 대통령이 귀가 번쩍 트이는 정책을 제안하는, 대통령의 귀를 여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께서 귀담아들을 수 있는 실효성 있고 현실적인 정책건의를 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폭넓게 잘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겠죠. 평화통일도 결국은 국민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은 국민의 여론을 잘 수렴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평화로운 일상을 사는 것 같지만, 마음 한편에는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기도 합니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실천이 필요할까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제적으로 접경 지역의 대북방송을 중단했습니다. 그동안 대남방송과 오물풍선 등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컸는데, 소음이 멈춘 후 이제야 평화를 되찾았어요. 이처럼 삶의 현장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내부에서부터 새로운 평화 담론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친구끼리 대화를 할 때도 입장이 다르면 틀렸다고 반박하는 문화가 있는데, 사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거죠. 다름을 다름으로 이해하고 존중할 때 평화가 시작됩니다. 다름을 틀렸다고 규정하는 순간 적대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대립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 사회는 분단체제가 80년 동안 지속되면서 이념 과잉 시대가 되었고, 이로 인해 혐오와 적대의 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극복해 나갈 수 있어요. 우리 안에서부터 평화적으로 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내야, 우리하고 완전히 다른 사회에 사는 북한 사람들과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남북 간에도 다름을 다름으로 이해하고 존중할 때 평화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방용승 사무처장은 “국민이 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평화적인 대화 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사무처장님께서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차이가 우리 사회의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걱정스럽잖아요. 어떻게 풀어 나가면 좋을까요?
나하고 같은 사람이 이 지구상에 있을까요? 지구에 대략 80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나와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대화의 기반이 만들어집니다. 민주평통은 평화통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합의를 만드는 것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수평적으로 대화하면서, 서로에 대한 적대와 혐오를 극복하고 공감과 이해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려고 합니다. 일단 평화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 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민주평통은 무려 137개 국가에서 자문위원들이 활동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해외 자문위원은 137개 국가에서 4,037명이 위촉되었고, 5개 지역회의와 45개 협의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 간의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되어 있어요.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세계의 평화, 인류의 평화와도 연결됩니다. 해외 자문위원들은 세계 각지에서 성공적 정착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이분들이 각 나라에서 현지의 국민과 소통하면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공감과 지지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해외 자문위원들은 K-컬처를 기반으로 하는 평화공공외교를 활발하게 추진해 왔는데요, 제22기에서도 국제사회에서 K-평화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히 해외 청년들이 글로벌 피스메이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도우려 합니다.
해외에서도 K-평화를 실천하는 자문위원과 청년들이 있다는 것이 반갑습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청년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청년 세대의 통일 인식이 안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통일이 되면 우리 삶이 더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아요. 통일이 되면 우리가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정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런 통일은 사실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상상할 때 떠오르는 독일의 사례를 보면, 통일 당시 서독의 경제력은 세계 2~3위였고, 동서독의 경제력 차이도 4배 정도였어요. 그런데 현재 우리의 경제력은 세계 10위~15위 정도이고, 남북의 1인당 국민총소득 차이도 30배 정도에 이릅니다. 또한 동독은 주민들이 스스로 서독과의 통합을 선택했지만, 우리는 좀 다릅니다. 경제적 격차도 훨씬 크고 여전히 적대감도 팽배합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누가 누구를 책임지는 통일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면 어떤 통일을 해야 할까요? 우선은 적대감이 제로가 된 상태를 만들어야 해요. 적대감이 사라지면 유럽연합처럼 경계는 있지만 철책이 없는 상태가 되겠죠. 저는 자유롭게 왕래하고 유무상통하면서 윈-윈 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 실질적인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에 이것만 실현되어도 큰 성과이죠.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소풍이나 수학여행 갈 때도 기차 타고 어디든 가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런 설명을 하면 아이들은 ‘그런 통일 왜 빨리 안 해요?’라고 말합니다. 통일의 과정을, 미래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청년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무처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서로 존중하며 대화하는 평화적 대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22,824명의 자문위원이 주인 되는 민주평통, 결국은 국민이 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여는 데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MBTI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스스로는 내성적이어서 I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E로 보는 것 같아요. F 성향은 맞는 것 같고요.
말씀을 잘하시던데 비법은?
그건 사실과 좀 다른데, 오히려 말을 잘 못해서 걱정입니다.
업무보고 시, 서면이 좋은지? 대면이 좋은지?
사안마다 다른데 상의해야 할 것은 대면, 간단한 것은 서면이 좋죠.
저도 지방 출신인데, 처장님은 서울에 집 구하셨는지?
어마어마하더군요. 간신히 전셋집을 구했어요.
직원에게 먼저 다가가기 VS 직원이 다가오길 기다리기?
마음은 다가가고 싶은데 좀 쭈뼛쭈뼛하는 편, 다가와 주면 좋죠.
평소 쉴 때 하는 일은?
등산을 좋아하는데, 서울에서 제일 높은 북한산을 가보고 싶어요.
5초 안에 주무관 이름 3명 말하기
김O훈, 이O희, 박O기. 휴~ 머리에 쥐날 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