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평화통일 Vol 2132025.01·02

함께여는 통일Ⅳ

제7회 전국 청소년 평화통일 랩 경연대회

청소년들이 랩으로 전하는
재치와 감동, 끼 넘치는 통일 메시지

11월 23일,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전남여성가족재단 공연장 곳곳에서 랩의 비트가 울려 퍼졌다. 앳된 모습의 래퍼들이 서로 마주 보고 프리스타일 랩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고 있었다. 바로 ‘전국 청소년 평화통일 랩 경연대회’ 본선에 참여한 래퍼들의 연습 현장이었다.

민주평통 전남지역회의(부의장 우승하) 청년위원회(위원장 전윤환)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80여 팀이 예선에 참가하며 뜨거운 경쟁을 펼쳤고, 치열한 심사를 거쳐 최종 14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23일 전남 무안군 전남여성가족재단 공연장에서 열린 ‘전국 청소년 평화통일 랩 경연대회’에서 수상자들과 민주평통 전남지역회의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국 각지서 실력파 래퍼 총출동
대회가 7회를 맞이하며 신뢰와 명성을 얻자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수준 높은 실력파 래퍼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었다. 한반도의 남쪽 끝, 전남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이제 명실상부한 전국 대회로 자리 잡았다.

이번 랩 경연대회를 기획하고 이끈 주역은 전남지역 청년자문위원들이었다. 청소년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랩을 통해 통일을 고민하고 표현하며 통일의 꿈을 키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회를 준비했다. 2018년 처음 대회를 기획해 7회째 이끌어온 전윤환 전남지역회의 청년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청소년 래퍼들의 실력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랩을 통해 화합과 통일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승하 전남지역회의 부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에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고 있는 만큼 서로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청소년 래퍼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이산가족의 아픔과 통일 후 함께 놀이터에서 뛰노는 상상, 화해를 거부하는 어른들에 대한 일침, 평화를 바라는 염원, 이산가족 할아버지의 이야기 등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해 랩으로 풀어냈다.

참가자들의 재치 넘치는 가사와 강렬한 비트에 관객들도 몸을 들썩이며 호응했다.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들며 무대 밖까지 뒤흔든 흥과 열정을 만끽했다.

무대가 끝날 때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이어졌다. 프리스타일 랩의 전설 술제이와 실력파 래퍼 코리안그루브 등 심사위원들은 “랩을 진정으로 즐기며 실력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참가자들의 꿈을 응원했다. 심사 과정은 경쟁보다는 따뜻한 격려와 소통에 초점이 맞춰졌고, 참가자들 역시 응원 속에서 무대를 즐겼다는 소감을 전했다.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천하은 래퍼(오른쪽)에게 상패를 수여하는 우승하 전남지역회의 부의장.
우리는 하나, Be the One
본선에 오른 14개 팀의 무대가 모두 끝나고, 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영예의 대상은 ‘Playground’를 선보인 천하은 래퍼에게 돌아갔다. 그는 ‘반복되는 문제, 쌓여가는 오해, 매일 경고 문자에 떠오른 숙제. 이제 멈춰. 이 분쟁은 의미 없어. Bad news, I can’t stop’이라는 가사를 통해 싸움을 멈추고 동심으로 돌아가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최우수상은 ‘국가번호 850’을 부른 이석진 래퍼가 차지했다. 그는 같은 민족임에도 전화조차 걸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통일 후의 밝은 미래를 랩으로 표현했다. 그는 ‘알고 싶어 너의 전화번호, 아무리 눌러봐도 결국엔 없는 번호’, ‘손전화 옆에 두고 김치 한번 외쳐보자. 후라이 까는 거 아닙니다. 진짭니다. 그러니 내일은 인사할 수 있기를’ 등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가사로 주목을 받았다.

우수상은 ‘같은 말’을 부른 권광혁, 인기상은 ‘Be the One’으로 무대를 빛낸 빈세진, 퍼포먼스상은 ‘둘에서 하나로’를 선보인 공승화, 장려상은 ‘그리운 친구’를 부른 이태규와 ‘We wanna peace’를 함께 부른 한다인·이성준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는 랩이라는 청소년들이 친숙한 장르를 통해 통일이라는 주제를 고민하고 풀어가도록 돕는 데 의미가 컸다. 참가자들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와 수준 높은 퍼포먼스는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진지한 고민과 희망을 잘 보여줬다.

뜨거운 열정과 끼로 가득했던 올해의 무대는 막을 내렸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청소년 래퍼들이 전남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는 하나, Be the One.

글 · 민주평통 사무처 사진· 전남지역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