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12023.07.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을 이끌어나가는 김효건 매니저, 심유경 매니저, 이진우 국제팀장(왼쪽부터). 한반도청년미래포럼 회원은 1990년생부터 2003년생까지 청년세대로 구성됐다.

평화톡 통일톡

싱크탱크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남북 청년 목소리 모아
통일국민 의식 제고 나섰다

‘남보다 못한 사이인데 굳이? 통일은 과연 우리에게 이득일까?’ 올해 3월 구독자 73만5000명의 인기 유튜브 채널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에 업로드된 한 동영상이 화제다. 3개월 만에 조회수 23만 회를 넘기고, 댓글이 2500개나 달렸다.

이 동영상을 만든 곳은 청년 싱크탱크 ‘한반도청년미래포럼(대표 박준규)’이라는 단체다. 동영상을 업로드한 채널 주인장 역시 바로 이 단체 소속 회원이다. 2021년 12월 창립해 현재 회원수는 40명 정도. 연령대는 1990년생부터 2003년생까지 20~30대 청년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북한이탈주민 청년과 남한 청년들이 함께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임’이라고 소개한다.

6월 14일 오후 서울 신촌역 인근 공유 오피스에서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을 이끌어나가는 이진우 국제팀장, 김효건 매니저, 심유경 매니저를 만났다. 1998년생 이 팀장은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공동창립자 중 한 명으로, 현재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외교학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통일운동계 ‘젊은 일꾼’이다. 방학 때마다 미국 워싱턴 D.C.와 서울을 오가며 국제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대학에서 북한학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 광화문 한 회사에서 근무 중이고, 심 매니저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둘 다 2000년생으로 국제협력과 대외협력 업무를 각각 전담하고 있다.

이들이 남북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뭘까. 김 매니저의 경우 가족 영향으로 북한에 눈을 떴다. 그의 증조부는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 백마고지 전투 등에 참전해 혁혁한 전공을 세운 참전용사다. 김 매니저는 “어릴 때부터 국가유공자 모임에 자주 참석했다. 그 영향으로 대학(고려대)에서 북한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다양한 통일운동에 참여하면서 정부나 특정 단체에 재정 지원을 받게 되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통일운동도 정부 보조금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사업으로 재정 자립도를 높여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그가 한반도청년미래포럼 활동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은 현재 청년세대가 가치 소비를 통해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고 통일 운동에 동참하도록 국내외 기업과 통일 굿즈(goods·상품) 제작 협업을 논의 중이다.

청년 특유의 순수성, 정치권에 활력 불어넣어
한반도청년미래포럼에서는 탈종교, 탈정치는 물론 출신지를 밝히지 않는 게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상대방이 탈북민 출신인지, 남한 출신인지 확인하려는 것을 ‘비매너’로 여긴다. 심 매니저는 “기성세대에 비해 다양한 가치와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출신지 밝히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의 활동 장기 목표는 인재 양성을 통한 한반도 세대 교체를 이뤄내고 극단적 양극화 현상을 풀어나감으로써 사회 통합의 길을 도모하는 것이다. 단기 목표로는 국민 정치 의식 제고, 사회문제 개선 등을 내걸었다. 창립 이후 1년 6개월간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것은 이러한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의 단기 목표와 통한다. 포럼 측 집계로 △32개 세미나·포럼 등 행사 기획 및 참여 △국내외 언론사 5곳에 칼럼 52건 기고 △서적 1권 출간 △유튜브 콘텐츠 4건 제작 △여당 및 제1야당 등에 정책 제언 등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화제의 동영상 ‘남보다 못한 사이인데 굳이? 통일은 과연 우리에게 이득일까?’의 한 장면. 한반도청년미래포럼 회원인 유튜브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채널 주인장이 남북통일에 따른 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적 효과를 조목조목 짚어낸다. (유튜브 화면 캡처)

2021년 12월 창립 때부터 공동창립자로서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을 이끌어온 이 팀장은 이런 성과에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그는 “통일시대를 대비하려면 국가 차원의 통일 인재를 양성하고 나아가 미래세대인 한반도 청년들이 동질감을 형성하도록 플랫폼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 단체가 그 부분에 강점이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은 청년 특유의 순수성을 무기로 정치권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만 접촉해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피하고 여당은 물론 야당, 소수 정당 정치인에게도 열린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이 여당과 야당에 준 도움이 적지 않다. 이들은 2021년 국민의힘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측에 미래세대를 위한 통일교육을 강화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미래한반도청년특별위원회’ 측에는 남북 청년 관련 단체 및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며 세미나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이 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이 팀장은 “우리의 실험과 도전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잘못된 남북관계와 통일 담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동시에 우리가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일꾼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