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32022.11.

평화통일 현장

메타버스(Metaverse)로 떠나는 DMZ 여행

‘DMZ 메타버스’ 체험기

통일부는 지난 3월 31일 손쉽게 DMZ(비무장지대)를 여행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DMZ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로 확장해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DMZ는 지역 특성상 각종 절차와 시간으로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 3월에 시범 구축된 ‘DMZ 메타버스’는 민간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가상공간에서 DMZ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평화통일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클릭 몇 번으로 열리는 평화통일 현장
필자는 이산가족 3세대이자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평화통일교육을 가르치는 교사다. 우연한 기회로 ‘DMZ 메타버스’에 대해 듣자마자 분단 현장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관심이 갔다. 먼저 통일부 메타버스에 접속해 가상의 DMZ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알아보았다. 메타버스 누리집에 들어가면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바로 접속이 가능하다. 로그인 절차도 간단하고 한 번 체험할 목적으로 들어간다면 로그인 없이도 체험할 수 있다. 메인화면은 ‘평화섬’으로 시작된다. DMZ 가상체험, DMZ 실태조사, 자료실, 행사 안내 등의 메뉴가 있는데, DMZ 가상현실을 체험할 목적이었기에 바로 ‘DMZ 가상체험’ 버튼을 클릭했다.

‘DMZ 메타버스’의 메인화면인 ‘평화섬’ 전경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상공간 전경


DMZ 가상체험에 들어가 보니 파주 도라산역 대합실과 비슷한 장소가 나왔다. 이곳은 ‘평화역’이라는 가상의 장소다. 이곳에서 권역별로 DMZ를 찾아 떠날 수 있는데 현재는 강원도 고성군 권역만 시범적으로 구축된 상태다. 고성으로 이동을 클릭하니 2018년 개관한 고성 통일전망타워가 나왔다. 2020년 이곳을 직접 방문했을 때는 적지 않은 시간과 절차가 소요됐는데, 클릭 몇 번으로 고성 통일전망타워에 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통일전망타워 너머로는 금강산 전망대(717 관측소), 송도, 구선봉의 모습이 보였다. 그야말로 직접 방문했을 때 봤던 모습의 축소판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현실 속에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내부를 들어가거나 아예 갈 수 없는 곳들도 있었는데 메타버스 속에서는 키보드 조작 몇 번으로 내가 원하는 곳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었다.

전망대 계단을 내려오면 해안 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가는 길에는 엎어져 있는 굴삭기의 모습도 보인다. 이는 2003년 해안 소초 전신주 작업을 하다가 지뢰를 밟아 파괴된 굴삭기이다. 당시 운전자는 다행히 무사했지만 분단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해졌다. 서쪽으로 이동하면 금강산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금강산 전망대는 ‘DMZ 평화의 길’로 조성돼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쳐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비록 메타버스 속에서 금강산의 풍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직접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전망대 앞 DMZ 평화 천사의 날개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내려왔다.
통일의 꿈을 이루는 공간 메타버스
DMZ 가상체험의 공간을 나와 다른 공간으로 가보기로 했다. 자료실에 가면 DMZ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는 DMZ, 한강 하구 수역, NLL(북방한계선)과 서해5도에 관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6·25 전쟁과 DMZ 설정으로 사라진 ‘경기도 삭녕군’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었다. 자료실을 나와 ‘DMZ 실태조사’라는 메뉴에 들어가면 지난 몇 년간 진행됐던 DMZ 실태조사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전시 내용을 클릭하면 실태조사 과정에서 정리된 DMZ 생태문화지도를 볼 수 있는데 동물, 식물, 인문, 마을 등 분야에 따라 지도가 구성돼 있어 DMZ 탐방을 계획할 때 유용하게 참조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통해 꿈을 이루는 공간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철조망도 경계선도 사라진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나볼 수도 있다. 지금은 메타버스로 DMZ 일부 지역을 방문해 체험하는 게 전부지만 언젠가는 남북을 자유롭게 여행하며 한반도 곳곳을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메타버스를 통해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고향인 개성을 방문할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금강산전망대에 위치한 천사의 날개 포토존을
‘DMZ 메타버스’에 구현해놓은 모습

‘DMZ 실태조사’에 구현된 DMZ 생태문화지도


TIP! ‘DMZ 메타버스’ 체험
누리집 주소 universe.go.kr
※ 보다 자세한 사항은 튜토리얼을 진행해 습득 가능


진 성 민 민주평통 청년자문위원 기자
(경기 이천시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