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92023.05.

평화톡 통일톡

청소년 몸짓으로 표현한
평화통일 열정

제10회 전국 청소년
통일 댄스 퍼포먼스 대회

전북 전주 하면 한옥마을, 한식, 막걸리 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전주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도시, 가장 한국적인 도시인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전주는 젊음, 자유, 역동을 상징하는 비보이(브레이커 댄서)의 성지이기도 하다. 2005년 전주 비보이 댄스팀 ‘라스트포원’이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전주는 우리나라 비보이계의 중심이 됐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전북 전주시협의회는 2014년부터 매년 ‘전국 청소년 통일 댄스 퍼포먼스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이 선호하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10회를 맞는 이번 대회 본선이 4월 8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열렸다.

유창희 전주시협의회장은 개회식에서 “매년 진행하는 대회지만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는 해여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청소년들의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마음이 모여 정전의 쉼표가 평화통일이라는 마침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1월 2일부터 3월 17일까지 전국 청소년 댄스팀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다. 영상 심사를 통과한 10팀이 전주에 모여 직접 실력을 겨룬 것이다. 대회 현장에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포토존도 설치됐다.

본대회 시작에 앞서 진행한 ‘믹시드 배틀대회’ 때는 전국에서 모인 댄서들이 즉흥 음악에 맞춰 힙합, 락킹, 팝핀, 비보이, 재즈,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선보여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믹시드 배틀대회에 참가한 김태현 군은 2020년 온라인으로 열린 청소년 통일 댄스 퍼포먼스 평화상 수상자다. 김 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치러진 대회 영상을 준비하며 한국적인 부분을 표현하고자 특히 신경을 썼던 게 기억난다”며 “춤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이 이 대회에 참가해 뜻깊은 무대에 설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대회에 나선 10팀 가운데 1등의 영예는 전주 청소년들로 구성된 ‘무릿’ 팀에 돌아갔다. 통일표현, 작품성, 예술성, 적극성, 무대 매너 등 다양한 심사기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대상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상을 받았다. 무릿팀 대표 조운수 양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한 남북단일팀을 주제로 한 영화 ‘코리아’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준비했다”며 “탁구 경기 모습을 댄스 동작으로 구성하면서 남북이 다시 한번 스포츠를 통해 화합하는 모습을 상상했고, 우리 자신이 코리아팀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금상을 수상한 경기도 파주시 ‘TEAM-MENTOZ’ 팀은 교복과 군복을 바꿔 입으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학생들이 전쟁에 참전하게 되고 다시 한번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댄스로 표현했다.

15명의 청소년으로 구성된 울산 ‘AOD’ 팀은 탄생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퍼포먼스 속에서 자유·사랑·아픔·화합의 의미를 담아 은상을 수상했으며, 동상을 수상한 ‘플래시 뱅’ 팀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겪은 아픔과 광복의 기쁨을 댄스로 표현해 퍼포먼스를 관람하는 모든 사람에게 만세운동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또 다른 동상 수상자 ‘COMBAT’ 팀은 역동적인 동작과 음악으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어서 장려상은 ‘그랜디’, ‘LDB’, ‘SOLIZ’, ‘KLAXON’, ‘SAY CREW’ 팀이 각각 수상했다. 참가팀 모두는 통일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음악과 춤을 통해 표현하고 관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 경기도 김포시 중학생 13명으로 구성된 ‘그랜디’ 팀 지도자로 참가한 경기김포시협의회 김아연 자문위원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학생들과 평화, 통일, 화합의 몸짓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만이라도 학생들이 평화와 통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바라는 마음으로 지도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2년째 통일표현 심사를 담당한 김성민 전주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는 팀이 늘어나고 통일에 대한 표현력과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며 “우리 대회가 명실상부한 청소년 통일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시협의회는 매번 대회가 끝나면 준비 업무를 맡은 자문위원과 대회 관계자들이 모여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을 평가한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더 많은 청소년이 평화와 통일을 생각하는 색다른 방법을 알 수 있게 홍보하고, 내년에도 안전하고 유익한 대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분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