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92023.05.

2022년 10월 12일 열린 ‘평화통일 기원 하이킹’ 행사에 참여한 대광초중학교 학생들. (대광초중학교 제공)

생생교육현장


접경지역 미래형 통합학교 대광초중학교

‘평화통일 기원 하이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
통일에 대한 관심과 성취감, 애국심 고취

지난해 10월 12일 오전 경기 연천군 대광초중학교 운동장. 주황색, 연두색 조끼를 입은 대광초중학교 학생들이 자전거와 킥보드에 각각 몸을 실은 채 교사의 출발 신호에 맞춰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대광초중학교가 매해 10월 개최하는 ‘평화통일 기원 하이킹’ 행사 현장 모습이다.

하이킹 코스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학교를 출발해 연천군 신서면 도로를 따라가다 정자를 거쳐 돌아오는 ‘평화 산책’(왕복 4km) 코스, 다른 하나는 역시 신서면 도로를 따라가다 경기도학생연천야영장을 지나 돌아오는 ‘평화 하이킹’(왕복 9km) 코스다. 유치원생과 초등 1~4학년생은 주로 도보 또는 킥보드를 이용해 평화 산책 코스를 달린다. 초등 5~6학년생과 중학생들은 자전거로 평화 하이킹 코스에 도전한다. 위 두 코스 지형은 모두 평지라 학생들이 체력 소모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도로 주변에 피어나는 꽃과 나무, 동물 등 생태 관찰도 가능하다.

평화통일 기원 하이킹 행사를 경험한 학생들은 “평소 차로만 다니던 학교 주변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평화통일에 대해 생각하니 분단된 우리나라 현실이 다시 보이고 통일된 미래 한반도도 상상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중학생은 “연천군 일대 도로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자전거, 킥보드 물결로 뒤덮인 건 잊지 못할 장관이었다”고 회상했다.

유·초·중 함께 참여하는 평화통일 기원 행사
대광초중학교는 경기도 최북단이자 최전방 접경지역에 위치한 작은 학교다. 전교 총 71명(유치원생 포함). 2019년까지는 소규모로나마 대광초등학교와 대광중학교가 각각 있었다. 그러나 2020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두 학교는 문을 닫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다니는 미래형 통합학교로 새 출발을 했다. 미래형 통합학교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농어촌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학교급이 다른 두 개 이상 학교가 시설을 함께 쓰거나 교직원을 통합해 운영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학교가 통·폐합의 길을 걷게 되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그러나 대광초중학교는 2018년 첫선을 보인 평화통일 기원 하이킹을 통·폐합 뒤에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을 포함해 ‘유·초·중 연계 대광초중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행사’로 운영한다.

대광초중학교는 평화통일 역사 투어, 통일 티셔츠 도안 제작, 통일 목공 수업 등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대광초중학교 제공)


우영제 대광초중학교 교사는 이에 대해 “미래형 통합학교로 개교할 때부터 평화통일 교육으로 학생 단합을 도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평화통일 기원 하이킹은 학교 구성원들에게 성취감은 물론 애국심을 고취하고 생태체험 기회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좋아하는 이벤트라 올 10월에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광초중학교는 평화통일을 주제로 한 연계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 통합학교로서 미래학교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생은 북한 음식 만들기, 북한이탈주민 초청 강의 등 체험 중심 활동을 한다.

초등 고학년생과 중학생은 연극, 발표 등 이론과 활동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등 초·중 연계 평화통일 수업모형이 다양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2021년 5월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옛 노동당사와 은하수교, 고석정 등 문화유적을 탐방하는 ‘평화통일 역사 투어’도 떠난 바 있다. 그해 4월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기념 하이킹 티셔츠 도안 공모대회’를 개최, 평화통일 주제에 어울리는 문구와 도안을 발굴해 통일 티셔츠를 제작했다.

통합학교 개교 4년 차를 맞이해 대광초중학교가 제시한 미래 비전은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큰 빛을 발하는 행복교육’이다. 우영제 교사는 “대광초중학교 비전에 새겨진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이 한반도 통일시대를 이끌어가는 날까지 미래형 통합학교로서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광초중학교는 평화통일 역사 투어, 통일 티셔츠 도안 제작, 통일 목공 수업 등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대광초중학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