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92023.05.

청년 상상플래닛


평화통일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여한 청년들의 톡톡 튀는 제안과 상상을 소개한다.

통일을 경영하라!

통일한반도
모의투자 프로그램 ‘통·모·짜’

필자는 지난해 통일부가 주최한 통일 실현 아이디어 공모전 ‘사통팔달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대학 친구 심대우, 오찬주와 함께 최우수상을 받았다. ‘담대한 코인팀’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한반도 모의투자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제안한 결과다.

통 튀는 아이디어를 지닌 우리 팀
우리가 처음 뭉친 건 지난해 8월, 통일부가 주최한 ‘대학생 모의 남북회담’ 참여를 위해서였다.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있지만 생각은 서로 다른 친구들이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며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참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느낄 때쯤 ‘사통팔달 아이디어 콘테스트’에 대해 알게 됐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라는 공모전 목적에 끌린 우리는 여기도 참가하기로 결심했고, 팀명을 ‘담대한 코인팀’으로 정했다.

북한과 통일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무겁고 어려운 논의가 주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학문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려면 친숙하고 재미있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우리 팀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아이디어를 내고자 노력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국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하던 중 어느날 필자 머릿속에 ‘모의투자’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팀원들에게 “통일한반도 국민이 모의투자를 해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어때?”라고 물으며 프로젝트 구상을 대략적으로 설명하자 다른 두 명도 “지금까지 논의된 적 없는 신선한 아이디어”라며 환영했다. 이때부터 우리 팀은 통일한반도 모의투자 프로그램, 이른바 ‘통모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두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
통모짜를 한 문장으로 소개하면 ‘한반도가 통일된 상황에서 국민들이 모의투자를 해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통모짜 이용자는 통일된 한반도에서 자신이 해보고 싶은 사업을 구상해 아이디어를 등록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프로그램 속 현금 구실을 하는 가상 코인을 이용해 전망 있어 보이는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그동안 통일에 대한 논의는 바람직한 통일 방식이나 통일 후 한반도가 얻을 경제적 이익 등에 쏠려 있었다. 그러다 보니 통일이 국민 개개인, 즉 ‘나’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보기 어려웠다. 통모짜 프로그램은 실제로 통일이 됐을 때 ‘나’는 어떠한 사업을 해볼 것인지, 또 어떤 분야에 투자해볼 것인지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통일 후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통일 후 한반도 모습을 확인하고 새로운 사업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 실현 아이디어 공모전 ‘사통팔달 아이디어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담대한 코인팀’ 멤버들(위)과 이들의 아이디어인 ‘통일한반도 모의투자 프로그램’ 소개문.
(자)우리가 직접 그려보는 통일한반도
이 아이디어를 담은 제안서를 제출하고 결선 진출 소식을 들은 뒤부터 프로그램을 실제 구현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통모짜만의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구현하면 좋겠지만 준비 시간이 길지 않고 팀 구성원 모두 코딩에 문외한이라 현재 운영되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참고해 통모짜의 모습을 만들어나갔다. 처음 아이디어를 제안한 필자가 운영방식을 정리하고, 그래픽과 디자인에 감각 있는 찬주가 프로그램 실행 모습을 구현했으며, 정확한 전달력과 재치 있는 말솜씨를 지닌 대우가 발표 대본 구성을 맡았다. 약 일주일 정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정말 이런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히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대망의 결선 발표날, 대회장에 도착하니 긴장되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디어에 대한 국민 반응이 궁금해서 더 떨렸던 것 같다. 막상 우리 순서가 되자 떨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성공적으로 발표를 마칠 수 있었다. 통모짜 아이디어에 대한 국민 반응은 수상 결과가 보여준 것 같다. 실시간 온라인 중계 사이트 댓글 창에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응원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그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한 과정이 스쳐 지나가 울컥했다. 국민들은 아마 통모짜 아이디어 자체보다, 미래세대의 통일 공감대를 높이려면 통일이 주는 이익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우리의 아이디어에 더욱 박수를 쳐준 게 아닐까 싶다.

필자는 통일된 한반도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거대한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 확신한다. 통일 이후 열릴 새로운 세상에서 자연스레 신산업이 성장할 것이고 이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띨 것이다. 통모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경제적 관심과 투자 심리가 통일 공감대 확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 공모전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영원한 우리 팀원인 민수, 대성을 포함해 대우, 찬주 그리고 필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남북문제에 관심을 갖고 통일의 문을 두드릴 것임을 밝혀둔다.
구 민 회 ‘담대한 코인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