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92023.05.

3월 9일 서울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1분기 정기회의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서초구협의회 제공)

행동하는 민주평통 ①


서초구협의회

탄탄한 조직력으로 온·오프라인 통일 공감대 확산 활동 매진

“지역 주민, 단체들과 협력해
서초구 특색 살린 사업 추진할 것”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열쇠전망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서초구협의회가 마련한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DMZ 평화 로드’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이들은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지역에서 찾아낸 전투 장비와 물자, 유품 앞에서 한참 동안 눈길을 떼지 못했다. 일부 자문위원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경래 서초구협의회 회장은 “총탄에 뚫린 철모 위로 6·25전쟁 참전 용사들의 모습이 그려져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한규석 서초구협의회 간사는 “전쟁의 참혹함은 알았지만 참전용사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질 결심을 하기까지 어떤 고뇌를 했을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 열쇠전망대에서 그분들의 삶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2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통일 · 대북정책 특별 강연회’에 참석한 서초구협의회 자문위원들. (서초구협의회 제공)
이날 자문위원과 시민들은 열쇠전망대 위령비 앞에서 다 같이 고개를 숙였다. 유해발굴태스크포스(TF) 단장인 최재영 대령의 경과 보고를 듣는 순간에는 다들 숙연해졌다. 이 행사는 서초구협의회가 비무장지대(DMZ)와 남북 접경지역을 탐방하며 분단 현실을 마주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할 목적으로 기획한 것이다.

행사에 앞서 서초구협의회는 국군 제5보병사단과 ‘비핵·평화·번영을 위한 소통 업무협약(MOU)’도 체결해 지역사회와 군 당국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이날 행사는 5사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열리게 됐다. 박미정 서초구협의회 부회장은 “5사단과의 업무협약으로 서초구 주민과 청소년이 DMZ 및 최전방 접경지역을 좀 더 수월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며 “북한의 무력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접경지대를 방문하는 것은 분단 현실을 깨닫고 경각심을 가지며 통일시대에 대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비핵 · 평화 · 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DMZ 평화 로드’ 행사 현장과 백일장 참가자들의 손글씨. (서초구협의회 제공)
서초구협의회는 올해도 5월 중 ‘DMZ 평화 로드’ 행사를 연다. 이번엔 강원도 고성군에서 현장 체험형 평화통일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초구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지역 주민들이 한반도 통일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 수렴한 의견을 향후 서초구협의회 운영에 적극 반영하는 등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초구협의회는 ‘DMZ 평화 로드’ 행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통일 여론을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3년 넘게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지역 내 평화통일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화상회의 플랫폼 등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해 정기회의, 좌담회, 토론회 등 기존 행사를 빠짐없이 개최했고,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여론도 꾸준히 수렴했다. ‘통일 캘리그라피(아름답고 개성 있는 손 글씨)’, ‘평화통일 4행시 짓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서초구협의회 관계자는 “민주평통 자문위원과 지역 주민들이 통일과 평화 관련 활동에 대한 관심과 긴장을 놓지 않도록 수십 차례 회의와 시뮬레이션,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다양한 온라인 사업을 기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초구협의회의 온라인 사업이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이웃 협의회에 관련 노하우를 공유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때 오프라인 못지않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현해 이웃 협의회 자문위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비핵 · 평화 · 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DMZ 평화 로드’ 행사 현장과 백일장 참가자들의 손글씨. (서초구협의회 제공)
임원·자문위원 협업해 내실 있는 활동 기획
서초구협의회는 통일 미래세대인 청소년 대상 평화통일 교육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지역 특성상 학구열이 높아 입시 최전선에 있는 청소년들이 평화통일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러나 서초구협의회는 청소년과 함께 강화도 평화전망대를 방문해 북녘을 바라보며 결의문을 낭독하고, 북한을 바라본 소감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는 등 통일 감성을 일깨우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초구협의회가 내실 있는 현장 체험형 교육과 온라인 사업을 꾸준히 진행한 원동력은 탄탄한 네트워크와 조직력이다. 평화통일 여론을 조성할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자문위원과 지역 주민의 참여와 호응이 저조하면 무용지물. 서초구협의회는 자문위원 간 교류 문화를 조성해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고 각종 사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레 민주평통 활동 참여율 증대로 이어진다. 최근 민주평통 사무처가 주관한 대북정책특별강연회 때 서초구협의회는 서울 25개 지역협의회 중 가장 많은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2020년 6월 민주평통 사무처가 ‘6·15공동선언 20주년 및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한반도 평화 기원 아무거나 챌린지’ 영상 공모전에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가 참여해 특별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러한 소통과 참여 문화의 중심에는 김경래 회장과 최창식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있다. 특히 최 수석부회장은 2017년 취임 후 자문위원 규합에 매진해 서초구협의회가 자문위원 221명이 활동하는 크고 역동적인 조직이 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서초구협의회 임원진은 4월 15일 기준 45명, 상임위원은 23명이다. 최창식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지역사회 여러 단체와 협력해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지역 특색을 살린 평화통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평화통일 여행지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매헌 윤봉길 의사는 일제강점기 우리의 민족혼과 독립정신을 세계에 알린 영웅이다.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겸 승전 축하 기념식에서 단상에 도열한 일제 수뇌부를 향해 폭탄을 던짐으로써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은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삶과 업적을 기리고자 1988년 건립됐으며, 기념관 중앙홀에 윤봉길 의사 동상이 모셔져 있다. 그 오른쪽 제1전시관에서 윤봉길 의사가 상하이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삶, 제2전시관에서는 상하이 의거를 전후한 윤봉길 의사의 활동과 그 의미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매헌로 99 / 문의 02-578-3388


심산 김창숙 기념관
경북 성주 출신 유학자 김창숙 선생은 일제강점기 유림을 이끌며 민족운동과 항일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운동가다. 1919년 3·1운동 직후 유림 137명을 모아 조선의 독립을 호소하는 장문의 서한을 써서 프랑스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보냈다. 광복 이후엔 성균관대학교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총장을 맡는 등 교육 사업에도 힘썼다. 2011년 개관한 심산김창숙기념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심산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유물, 사진, 서적 등이 전시돼 있다. 교육자였던 선생을 기리고자 독서실과 문화센터를 갖췄으며, 역사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 55 / 문의 02-599-6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