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92024.5.

호주협의회는 4월 6일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재호 통일가족 한마음 축제’를 개최했다.

세계 속 평통

호주협의회 ‘재호 통일가족 한마음 축제’

‘분쟁과 분란의 시대’ 남북 화합의 장 호평
“탈북민 취업·유학 지원 멘토링 확대할 것”

4월 6일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호주협의회가 주최한 ‘재호 통일가족 한마음 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퀸즐랜드주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가족 25명을 비롯해 고상구 아태지역회의 부의장, 이숙진 운영위원, 이경진 동남아서부협의회장, 이광일 서남아협의회장을 포함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과 교민 인사 등 13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서정배 호주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평화통일은 모든 분열과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는 새로운 미래”라면서 “탈북민 형제자매들은 남한과 북한 주민 사이를 소통하고 조정할 수 있는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영상 축사를 보내왔고, 고상구 부의장과 이숙진 운영위원이 축사를 전했다. 뒤이어 오랫동안 북한 인권 NGO 활동을 이어온 김태현 호주협의회 자문위원의 북한 인권 현황 특강이 진행됐다.

KBS와 호주 국영방송까지 현장 취재
축제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시드니 교민들이 준비한 제육볶음과 잔치국수 등 한식과 함께, 탈북민 가족들이 직접 준비한 두부밥, 북한식 만두, 언감자떡, 옥수수떡 등 북한 음식이 더해졌다. 축제를 즐기던 참석자들은 “남북의 마음과 음식이 함께 어우러진 화합의 시간이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재호 통일가족 한마음 음악회’였다.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중창, 악기 연주, 독창, 남성중창, 밴드 공연, 합창 등의 무대가 연이어 펼쳐졌다. 교민과 탈북민 어린이들은 남북한 동요를 합창해 불렀으며, 탈북민 최금화 씨는 장윤정 가수의 ‘초혼’을 구성지게 불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특히 호주 교민과 탈북민이 함께 ‘우리의 소원’, ‘홀로 아리랑’ 등을 합창한 마지막 무대는 모두 하나가 되는 감동의 시간을 선사했다.

남북한 동요를 함께 부르는 교민·탈북민 어린이들(왼쪽). 행사 현장을 촬영 중인 호주 국영 방송 취재팀(오른쪽).

이날 행사는 최금영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이야기를 담고자 KBS의 ‘인간극장’ 제작팀이 한국에서 호주 현지까지 날아와 다양한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최 위원은 북한 아오지 탄광촌에서 태어나 1997년 두만강을 건너 탈북해 2001년 한국으로 입국했다. 2015년 호주로 이민을 떠나온 그는 2018년에 외식업 직영·가맹 사업(일식집 ‘스시아리’, 음료 전문점 ‘아리차’)을 시작해 호주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이후 호주 정착에 도움을 요청하는 탈북민들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과 자본 등을 준비시켜 가맹점 개설을 지원하면서 이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탈북민 네 가족이 그의 도움으로 매장을 열고 외식업 사업을 시작했다. 최 위원은 뛰어난 언변으로 한국 방송에도 다수 출연했으며, 유튜브 채널 ‘아오지언니TV’를 운영하면서 탈북민은 물론 대중과도 소통하고 있다.

KBS뿐만 아니라 호주 국영방송인 SBS도 취재팀을 보내와 이스라엘·가자, 중국·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분쟁과 분란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이 호주 시드니에서 한마음으로 화합하고 있다며 행사 소식을 전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조던 레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하원의원은 “다문화 국가 호주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탈북민들과 함께 화합과 통합을 이루는 모습이 아름답고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탈북민 호주 취업 및 유학 지원 멘토링’ 추진
서정배 호주협의회장은 “이 행사를 계기로 그동안 최금영 자문위원이 개인적으로 실행해온 탈북민 호주 창업 지원 멘토링 활동을 6월부터 호주협의회 차원의 ‘탈북민 호주 취업 및 유학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협의회는 최 위원과 협력해 2024년 6월부터 1년간 탈북민을 위한 초기 정착 안내 및 숙박 지원, 구직 지원, 호주에서 성공한 사업가의 1:1 멘토링, 유학생 장학금, 교민사회에 소통 기회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 시범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탈북민 멘토링 프로그램을 장기적인 핵심 사업으로 격상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호주 거주 탈북민들은 경제 활동의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불법 취업 알선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탈북민 호주 취업 및 유학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은 해외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탈북민들을 지원하는 안전망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이 종 철 기자 사진·호주협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