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92024.5.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시간 10분!

대한가수협회 회장(민주평통 상임위원) 가수 이자연

“기쁘고 희망찬 노래를 불러야
통일이 좀 앞당겨지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대한가수협회 회장 그리고 강남문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가수 이자연입니다. 저는 2012년 강남구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친분이 있었던 강태선 강남구협의회 회장께서 평화통일을 위해 가수로서 문화예술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추천해주셨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일본에서 활동한 경험으로 항상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요.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노래로서 평화통일을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민주평통 강남구협의회에 ‘통일 합창단’을 제가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합창단 지휘와 총감독을 맡아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음반을 발표했고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 제가 기념 공연도 했는데요. 2015년도에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했던 17기 출범식에도 축하 공연을 했습니다. ‘달려가자 달려가자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리자/ 다 같이 모두 함께 달리자’ 뭐 이런 가사인데요. 좀 당연하지만 우리는 통일이 안 되면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북쪽 땅을) 갈 수가 없잖아요. 통일이 된다면 버스와 기차를 타고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나아가 전 세계로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우리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노래랍니다. 작곡은 박성훈 선생님, 가사는 저희 남편인 김종삼 씨가 썼습니다. 통일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남자입니다.

저는 일본에서 가수활동을 1982년부터 86년까지 했습니다. 한 4~5년 정도. 일본에 처음 ‘8·15 기념공연’을 갔다가 길옥윤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마침 한국 거류민단에서 한일 친선 문화교류 공연을 개최해서 길옥윤 선생님하고 일본 전국 투어를 하게 된 게 일본에서 활동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때 서로 다른 이념을 지닌 재일동포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정말 전쟁과 이산의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들을 발견했습니다. 남북이 다르지 않더라고요. 조총련 쪽에서 식당하시는 분도 만나게 됐는데, 그분 사연을 들어보니까 고향이 경상남도 어딘데 가족이 북한에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걸 보고 북쪽에 소속된 분의 사연도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공연 중 만난 조총련도 ‘같은 민족’ 느껴
제가 그때 20대 초반이니까 어떻게 하면 저 고민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우리나라 노래가 뭐냐 하니까 ‘타향살이’, ‘꿈에 본 내 고향’ 이런 노래를 좋아한다고. 이념은 다르지만 좋아하는 노래들은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분 지금 살아계시는가 모르겠네요. 그때도 할머니였는데, 그래서 우리는 빨리 하나가 돼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요즘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잖아요. 대립관계와는 별개로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한민족의 통일에 대한 염원은 정말 똑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올해 데뷔 41년 됐어요. 작년 크리스마스 때 40주년 기념공연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줬고,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확실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발표한 곡이 한 200~300곡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저의 데뷔곡이 나훈아 선배님이 작사·작곡한 ‘당신의 의미’예요. 또 다음 곡이 박건호 선생님 가사에 이호섭 씨가 저한테 선물한 노래 ‘찰랑찰랑’, 이 두 곡이 국민 떼창으로 제 인생과 운명을 바꿔준 노래죠.

이자연 회장은 1982~86년 4~5년 정도 유명 작사·작곡가 길옥윤 씨와 함께 일본 전국 투어공연을 다니는 등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탈북민 가수 ‘마음’으로 노래하면 사랑받을 것
대한가수협회 회원은 지금 4000명 정도 되고요. 아주 모범적인 회원은 한 500명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정상적으로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할 수 있고요. 탈북민도 외국인도 다 가능해요. 탈북민 가수들이 어려움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문화 차이라든지 언어 차이라든지 창법이라든지 우리와는 좀 차이가 있는데, 외국인도 와서 하는데 뭐 그 정도야 노력만 하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북한이 종교적, 숭배적 형태의 노래가 많잖아요. 고음으로 부르면 좀 클래식한 느낌이 들어서 가사 전달이 잘 안 돼요. 대중가요는 삶을 담은 노래예요. 근데 가사 전달이 안 되면 듣는 사람의 마음에 와 닿지 않고, 그러면 무대와 관객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죠. 우리나라 가수처럼 창법을 좀 바꿔서, 목소리로 부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부른다면 누구나 다 공감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 겁니다.

2012년 3월 1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서울지역 통일공감 강연회’ 식전행사에서 이자연 회장(당시 강남구협의회 자문위원)이 자신이 만든
‘통일합창단’과 함께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한라에서 백두까지’를 부르고 있다.
어렸을 때 우리는 항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런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자라왔잖아요. 근데 어른이 되어 보니까 통일이라는 게 참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우리가 앞으로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이 평화통일은 언제 올지 모르겠어요. 다시는 6·25전쟁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미래에 우리 후손들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평화적 통일을 위해 우리 민족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나 저는 가수이다 보니까, 흔히 가수들은 노래 따라 간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 나라도 자꾸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같은 슬픈 노래만 부를 게 아니라 앞으로 정말 기쁘고 희망찬 노래를 불러야 통일이 좀 앞당겨지는 거 아닐까 생각해요. 통일이 돼 이산가족의 슬픔이 사라진다면 기쁜 노래들이 가득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사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6·25전쟁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고요. 언제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도 잘 모르더라고요. 남침인지 북침인지 이런 모르는 경우도 저는 많이 봤고요. 요즘 애들 통일에도 관심이 없어요. ‘통일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교육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25전쟁 후 세대 교육을 시기적으로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전쟁을 겪은 같은 세대의 교육, 두 번째는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전쟁 세대에게 받은 교육 그리고 세 번째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받은 교육. 아마도 이런 데서 차이점이 있고 점점 통일이라는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이 하는 것 같아요.

남북, ‘문화예술로’ 먼저 소통했으면…
그런 측면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거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역사·안보 전문가들이 앞장서서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되겠죠. 그리고 우리 국민도 대한민국과 북한의 차이를 연구해야 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주도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지니고 있고, 이로 인해 통일을 하게 된다면 발생하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손실도 무시할 수는 없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좀 더 큰 틀에서 나라를 생각한다면 북한이 도움을 요청하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되고요. 우리가 더 많이 갖고 있잖아요. 북쪽에서 낮은 자세로 손을 내민다면 포용하고, 그 모습이 바로 가진 자의 너그러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맨날 지금처럼 젊은 거 아니잖아요. 한 10년, 20년 흐르면 저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는 굉장히 예술이 뛰어나고 총명한 민족입니다. 흥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아마 북한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힘을 합치면 지금보다 더욱 세계적으로 널리 우리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민주평통의 상임위원으로서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것만큼 중요하고 큰 목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가수로서 한류문화 전도사가 되어 북한을 계몽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한류 열풍으로 가득한 이 시점에 남북이 문화예술로 먼저 소통하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시간 10분!

정리·엄 상 현 기자 사진·박 해 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