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12022.09.

현장 리포트

‘지리·덕유·가야에서 백두까지,
평화의 길을 만들다’

거창은 지리산과 덕유산 그리고 가야산의 가운데 위치해 있다. 낙동강 수계지역으로 덕유산 참샘에서 발원된 황강이 흐르고 외부에서 유입돼 오는 물이 없어 청정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국경도시였던 거창은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근거지였고 6·25 전쟁 때에는 이념의 국경지역이었다. 아픔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이곳에 새로운 평화의 길이 시작됐다.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지리·덕유·가야에서 백두까지, 평화의 길’ 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번 행사는 민주평통 거창·함양·산청·합천군협의회와 국립공원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사무소, 그리고 경남지역 청년들이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8월 12일에 열린 ‘평화의 길 심포지엄’
거창에서 평화의 길이 시작되다
12일에 열린 심포지엄은 ‘한반도 평화 전망과 남북교류 통일 준비’를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를 주관한 민주평통 거창군협의회 신승열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반도의 정세가 여러모로 어렵지만 14년 전 거창사과 묘목을 북한에 가서 심던 그 마음으로 평화통일활동을 멈추지 않고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과 평화의 길 행사 역시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서는 여현철 국민대 교수의 ‘한반도 공동번영 및 공생을 위한 남북교류협력 방안 모색’에 대한 발표에 이어 국립공원연구원 허학영 선임연구위원이 ‘자연환경분야 남북협력 증진을 통한 한반도 생태공동체 구현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후 윤학송 민주평통 함양군협의회장, 김석용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과장, 차회찬 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 과장, 이기완 창원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자유토론시간에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 통일준비 등 다양한 주제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8월 13일~15일에 진행된 ‘청년 평화의 길’
역사의 현장을 따라 평화의 길을 걷다
13일부터 15일까지는 ‘청년 평화의 길’ 행사가 진행됐다. 민주평통 청년자문위원과 거창지역 청년들이 3일에 걸쳐 일제 강점기부터 6·25 전쟁까지 근현대 역사를 품은 77km 평화의 길을 순례한 것이다. 청년들은 6·25 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의 아픔을 품은 신원면 거창사건추모공원에서 출발해 거창지역 3·1 독립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가조면 3·1 독립운동기념비와 거창읍 파리장서비, 위천면 3·1 독립운동기념비까지 한여름 폭염 속에서 곳곳을 걸으며 자신의 삶과 한반도의 역사를 돌아봤다. 길가에서 도시락을 나눠 먹고 마을 주민을 비롯한 지역 멘토들과 만나 평화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끝까지 행사에 함께한 청년들은 3박 4일 동안 새긴 평화의 걸음이 통일의 길로 이어지기를 염원하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거창에서 첫걸음을 뗀 평화의 길이 백두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조 재 원 민주평통 청년자문위원 기자
(거창군협의회)






쿠바 한인 후손과 함께한 광복절 기념식

자문위원 십시일반 후원으로
한국문화센터와 한글학교 개관

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회장 박래곤)는 지난 8월 14일 쿠바 아바나에서 ‘쿠바 한인 후손과 함께하는 광복 77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광복절 기념식과 함께 중미·카리브협의회 자문위원들의 후원금으로 문을 연 쿠바 한국문화센터 및 한글학교 개관식도 진행됐다. 쿠바 한국문화센터는 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의 주도로 2014년 처음 세워졌다. 설립 당시 ‘호세 마르티(Jose Marti) 한국·쿠바 문화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곳은 그동안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모은 후원금과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으로 운영돼 왔다. 이후 한국문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한국어 수업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지면서 기존 클럽을 확장 이전하여 한국문화센터로 새롭게 오픈한 것이다.

쿠바 한인 후손과 함께한 광복절 기념식

참가자들이 함께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

쿠바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 알리는 구심점 기대
현재 쿠바에는 1,100명 정도의 한인 후손이 거주하고 있으며 현지 쿠바인을 포함한 160여 명이 우리말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한국문화센터는 100년 전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고된 노동을 하며 모은 돈을 조국으로 보낸 쿠바 한인독립운동가들의 얼을 기리며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는 곳이다. 앞으로는 쿠바 국민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곳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래곤 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장, 서정인 주멕시코 한국대사, 안토니오 김 아바나한인후손회장, 박요한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장이 참석해 축사와 격려사를 했다. 이어 정호현 민주평통 중미·카리브협의회 쿠바분회장이 문화원 이전 과정에 대해 보고했다. 1부 행사로 기념식과 개관식이 진행됐고 2부에서는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국악인 박정미 씨와 유석균 씨의 선창에 따라 아리랑을 함께 부르고 잡채와 김밥, 김치를 비롯한 한식과 쿠바 음식인 아사를 나누어 먹으며 이날을 축하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다른 국가와 경제교류가 적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관광산업마저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회 곳곳에서 한인 후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한국문화에 대한 인기도 높은 편이다. 새롭게 문을 연 한국문화센터와 한글학교가 한인 후손과 쿠바 국민들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계승해나가는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길 기대한다.
서 조 화 민주평통 청년자문위원 기자
(중미·카리브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