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822021.12

평화통일 칼럼

팃포탯(Tit for Tat) 전략으로
상호협력 도출해야



  1991년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이후 지난 30년 동안 남·북·미 전략적 삼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좌우했던 북한 핵문제는 마치 게임이론의 가장 대표적 용어인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에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한편의 파노라마 같다.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상호 협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만이나 배신행위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거나 아니면 배신행위에 대한 적절한 응징이 이뤄져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남·북·미 전략적 삼각관계에서 행위자들의 기만과 배신을 막고 상호 협력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가? 어떠한 전략을 동원하여 북핵 게임에서 참가자들 간의 딜레마를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한반도 비핵화라는 북핵 게임은 끝난 게임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중요하게 진행될 것이다. 남·북·미 행위자들 간의 협상은 단 한 번의 협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계속 만나야 하는, 미래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상호주의(Reciprocity) 전략이라 할 수 있는 팃포탯(Tit for Tat) 전략에 기반해 상호 협력을 도출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상대방이 나에게 한 행동을 그대로 되돌려 준다는 행위를 상징하는 팃포탯 전략은 1대 1 구도에서 경쟁자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는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해 내고자 하는 전략이다.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다양하고 수많은 컴퓨터 프로그램 게임에서 150회 게임을 거치면서 우승한 팃포탯 전략은 상대방을 패배시킴으로써 우승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으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어 우승했다.

  상호 협력을 도출하기 위한 팃포탯 전략에는 4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다. 첫째, 상대가 협력하는 한 맞춰서 협력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둘째,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배반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상대방의 다음 배반을 억제할 수 있도록 응징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셋째, 상대방의 배반을 응징한 후 용서하는 것이다. 이는 행위자가 배반의 굴레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을 다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 규칙은 협상 내용과 목표의 명료함이다. 이는 장기적인 협력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팃포탯 전략에는 단점도 있다. 예를 들면, 협상을 위한 미래의 그림자가 길지 않은 경우에는 효과적이지 않으며, 상호 배반과 불신의 장기화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지속·반복되는 메아리 효과(Echo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래의 북핵 게임에서 현재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고, 상호 협력을 도출할 수 있는 대안적 방안으로 팃포탯 상호주의 전략을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2022년 새해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팃포탯 전략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