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프
평화를 위해 기꺼이
10월 4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다시 연결됐다. 이를 계기로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한 대화가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분주하게 진행됐다. 한국은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미국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말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도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로, 워싱턴으로, 로마로, 평화를 향한 분주한 행보 이어져
  남북 통신연락선이 10월 4일 다시 연결됐다. 지난 8월 10일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반발해 북한이 통신을 중단한 지 55일 만이다. 남북 통신연락선 연결을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한·미·일 고위급 접촉도 분주하게 진행됐다. 먼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월 12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하여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한미 안보실장 회담을 개최했다. 양측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지속적인 외교를 펼쳐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워싱턴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협의(18일)와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19일)가 연이어 열렸다. 한·미·일 정보기관장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도 19일 서울에서 비공개 회동을 했다. 24일에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하여 한미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진행했다. 한·미·일은 잇따른 접촉을 통해 대북관여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
  한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하고, 방북을 다시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궁에서 배석자 없이 진행된 면담에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수행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0월 29일에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고 31일에는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고, 로마까지 이어진 평화를 향한 걸음이 평양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당 창건일 맞은 북, 국방력 강화 속 인민 식의주 해결 강조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조용히 지나갔다. 북한은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 기념강연회를 열었다. “인민들의 식의주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11일에는 ‘국방발전전람회’를 열고 군사력 강화를 핵심적 국가 정책으로 재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불안정한 현 정세 하에서 우리의 군사력을 그에 상응하게 부단히 키우는 것은 우리 혁명의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하고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의 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은 아니다”라며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의 국방력 강화가 대미, 대남 공격용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행동 변화를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의 메시지
“로마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성벽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이라 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 역시 철조망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있을 것입니다. 비무장지대 철조망을 녹여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로마에서 세계와 나눈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3년 만에 다시 뵙게 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를 축원하시고 북한방문 의사를 밝혀주셨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 메르켈 총리, 모리슨 총리, EU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한결같은 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다시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를 함께 극복하며 지구공동체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서 열린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내년 중반까지 세계인구 70%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칠 것을 공동의 목표로 천명했습니다. 별도로 열린 공급망 회복력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떠오른 공급 병목 현상과 물류 대란 해소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G20의 협력이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로마를 떠나며」 메시지 중 (2021.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