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882022.06.

평화통일 현장

프랑스에서 만난 한국전쟁 참전용사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외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활동이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민주평통 남유럽협의회는 202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70년을 앞두고 해외 참전용사들의 역사적 희생을 추모하고 기록하고자 ▲참전용사 사진전, ▲참전용사 인터뷰 영상 상영, ▲참전용사협회 총장 초청 컨퍼런스 등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참전용사분들 중에는 생존자보다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이 더 많다. 살아계신 분들도 대부분 90세를 넘겼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먼 타국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그들의 희생은 제대로 기억되지 못했다. 많이 늦었지만 남유럽협의회는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자유·평등·우애(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의 나라다. 이곳에서 참전용사의 삶을 통해 현지인들과 교민들이 소통하고, 평화에 대한 공감과 우의를 다지며 평화·통일 공공외교의 새로운 초석을 놓고자 한다.

남유럽협의회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해외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프랑스에는 40여 명의 참전용사가 생존해 있는데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빠른 시일 내에 사진촬영을 마쳐야 한다. 촬영은 신중환 남유럽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이 맡았다. 사진 작가인 그는 촬영이 가능하다는 참전용사의 연락을 받으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달려가 사진을 찍고 있다.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흑백으로 촬영을 하고 있다. 인물 사진과 아카이브 사진을 각 1점씩 촬영한 후 한지에 인쇄해 사진의 작품성도 높였다. 사용하는 한지는 100% 수작업을 통해 외발식으로 생산된 것으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예술품 복원에 처음 사용되기도 했다. 1,000년의 소장 기간을 지닌 한지를 통해 한국·프랑스 양국의 공동 번영의 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했다.

참전용사의 인터뷰와 방문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도 상영할 예정이다. 시대의 산 증인으로서 생전 마지막 기록물이 될 수도 있기에 모두가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7월 초에는 참전용사 사진전이 파리에 있는 주프랑스문화원에서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 첫날에는 참전용사협회 총장의 강연도 진행된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세계인들과 우의를 다지며 평화의 메시지를 나누고자 한다. 평화를 위해 싸운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바로 오늘의 평화를 만드는 시작이다.

김 방 희 민주평통 남유럽협의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