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꿈꾸다│사무처장과 대학생들과의 통일대담

“2030젊은 세대는 통일 편익의 수혜자” 박찬봉 민주평통 사무처장, 대학생들과 통일대화 나눠

2030 젊은세대를 일컫는 신조어 중 ‘3포세대’라는 말이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워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뜻인데, 최근에는 스펙 쌓기와 취업전쟁에 치여 인간관계까지 포기한다고 해서 ‘4포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통일 포기’가 아닐까 싶다. 절반 가까운 대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요즘, 박찬봉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7월 8일(화) 사무처장실에서
 ‘통일대박과 통일논의의 새 방향’을 주제로 대학생 7명과 ‘통일대화’를 나눴다.

<통일대화 참가자> 박찬봉 사무처장(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득기 연구위원(국가전략문제연구소), 정보라(한국외대 대학원 정외과, 2030 자문위원), 송민지(한국외대 인도어과 4학년), 정수나(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이강원(한국외대 노어과 4학년), 황현우(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홍석명(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이소정(미국 얼바인 주립대 졸업)

박찬봉 사무처장 통일은 우리 민족 전체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이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고요.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을 특별히 반갑게 맞이하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기백을 믿습니다. 통일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현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지 민지

주변 친구들에게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봤더니, ‘통일은 이뤄져야 하지만 내가 그 세대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통일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이러한 편견을 바로잡으려면 민주평통이 대학생들과 소통하면서 통일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알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박찬봉 사무처장 좋은 문제를 지적했네요. 그렇다면, 과연 20대인 대학생들이 통일로 인해 부담을 질 세대인지 혜택을 볼 세대인지의 문제도 함께 논의해 봅시다.

수나 수나

제 생각에는 20대 청년보다 기성세대들이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더 클 것 같아요. 통일이 되면 잠시 혼란기를 겪을 수는 있지만, 일자리들이 많이 생길 것이고 20대는 오히려 수혜를 받는 세대가 되지 않을까요?

소정 소정

짐 로저스라는 금융인이 ‘북한에 모든 재산을 투자하겠다’고 호언한 기사를 봤어요. 자원이나 발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지요. 큰 그림을 놓고 본다면 통일이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기회를 가져다 줄 거라고 생각해요.

사무처장과 대학생들과의 통일대담

강원 강원

20대이기 때문에 통일을 편익이나 비용으로만 바라보진 않아요. DMZ 근처에서 군대생활을 했는데 북한과 좋지 않은 일들이 몇 번 있었고, 러시아 유학시절에 북한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 너무 많은 괴리감을 느꼈어요.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휴머니즘적인 차원에서 통일문제를 접근하고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석명 석명

통일과 복지는 비슷한 것 같아요. 복지는 단순히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비용을 대고 더 많은 효과를 내서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사는데 의의를 두잖아요. 사회복지 비용을 분담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통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민주평통 웹진과 같이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많이 주고 소통한다면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것 같아요.

현우 현우

제 고향은 함경북도 청진이고 4년 전 한국에 왔기 때문에, 통일에 대한 생각이 누구보다 간절해요. 저는 중국으로 반출되는 북한의 지하자원, 즉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나요?

박찬봉 사무처장 박찬봉 사무처장

먼저 왜 통일을 이뤄야 하는지 정리해보고, 어떤 통일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이야기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통일의 필요성을 따질 때는 두 가지 기준, 즉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정의(正義)의 기준이 있고 또 하나는 득실(得失)로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요. 옳고 그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1,300여 년동안 역사와 문화를 같이해 왔고 원해서 분단이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공동체를 회복해서 잘 사는 것이 옳은 모습이에요. 이익의 관점은 ‘파레트 최적’이라는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통일 과정에서 우리가 손해를 보지 않고 북한 사람들이 잘 살게 된다면 우리 민족 전체의 복지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는 제도의 차이입니다. 8천만 민족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제도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입니다.

통일 후 세금부담은 일부일 뿐, 북한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투자에 의해서 이뤄질 것입니다. 이는 동독지역의 발전 양상만 봐도 금방 알 수 있어요. 다만, 현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이 변화하지 않고 있는데, 국제사회와 연계해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려 합니다.

통일대담

수나

분단 기간이 너무 길고, 이미 남한은 글로벌화되었잖아요. ‘한 민족이었으니까 다시 통일을 해야 돼’가 아니라 한 영토 안에 살면서 윈-윈 하려면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오픈된 마인드를 가져보자는 시각으로, 관계설정을 다시 해서 시간프레임을 두고 접근하는 건 어떨까요?

박찬봉 사무처장 통일은 민족 전체의 생존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요. 중국과 일본은 하나의 민족국가를 이루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잖아요.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통일은 필요해요. 평화롭다가도 갑자기 일어나는 게 전쟁입니다. 1900년대 초 세계사만 봐도 세계 만국의 평화를 논하던 중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고 20년도 안돼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어요. 동북아시아의 평화가 유지되려면 한반도가 주변 열강의 전쟁터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과 우리는 남남이 아니라 같은 문화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같은 민족입니다. 하나가 돼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민족 전체를 행복하고 안전하며 자유롭게 하는 통일이 돼야 해요.

보라 보라

통일이 되면 한국의 위상이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데,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의문이 들어요. 이에 대한 방안이 있나요?

박찬봉 사무처장 맞아요. 통일문제는 남북간의 문제이면서도 국제적인 문제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민족의 의지라고 생각해요. 독일의 경우, 동독을 관리하던 소련군을 고르바초프가 철수시키자 동독 주민들이 헝가리를 경유해서 서독으로 대거 넘어왔는데, 처음에는 헝가리 정부도 이들을 붙잡아 동독으로 되돌려 보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길을 터줬고 마침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지요. 사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독일이 커지는 것 자체가 위협이 되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독일의 통일에 반대를 했어요. 독일과 우린 달라요. 독일은 피해를 준 나라고 우리는 피해를 입기만 한 나라지요. 반대할 이유가 없어요. 따라서 결국 우리의 힘에 달렸어요. 우리가 통일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민지

2030세대에게는 통일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뉴스 외에 교육을 통해 들은 게 없어요. 2030세대의 통일교육을 민주평통에서 해주실 수 있나요?

6.25 베트남 참전탑 저도 젊은 세대, 대학생들의 통일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들 세대를 동참시키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요. 바로 그 점에 있어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학생들이 통일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국론을 하나로 모아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분 주위의 학생들을 설득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기자희 / 사진. 나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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