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공공외교
코로나19 위기 속 빛난 협력,
공공외교의 지평 넓히다
3월 24일. 텍사스 주요 도시에 외출금지령이 발동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상에 깊이 박히는 순간, 삶은 가혹하리만큼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처음 맞는 바이러스 재난은 모두를 미로에 갇힌 듯 혼란과 두려움에 빠트렸다.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탈출구를 찾으려는 몸부림은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에서부터 시작됐다. 4월 2일, 달라스 한인사회는 유석찬 달라스협의회장을 주축으로 ‘달라스 핫라인’을 가동해 한인사회 내 모든 단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했다. 달라스 핫라인은 코로나19의 위기에서 한인사회 감염 예방, 지원과 대책 마련의 구심점이 됐다. 무엇보다 주류사회의 안전 및 보건당국과 교류하는 통로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종합재난상황실’ 역할을 수행했다.
한인사회 감염 예방 및 지원과 대책 마련의 구심점이 된 달라스 핫라인
주류사회에 전달한 온정, 협력과 연대의 모범
그중에서도 의료진과 달라스 안전당국에 개인위생용품을 전달한 것은 코로나19에 맞서 시민사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자 최고의 협력이었다.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상 경찰국과 소방국 지원은 한인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였기에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인들의 참여와 관심은 시작부터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곳곳에서 온정이 모여들었다. 초등학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밤을 지새우며 한 땀 한 땀 정성껏 바느질한 수제 마스크도 4,400장이 모였다. 3주간 모은 후원금 2만 4,950달러 전액은 의료용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북텍사스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달라스시였다. 4월 24일 달라스 파크랜드병원과 소방국, 경찰국에 의료용 마스크 1만여 장과 손 세정제 10박스를 전달했다. 병원에서조차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곤혹을 겪었던 보건당국과 안전당국의 감사와 감동이 쏟아진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달라스 교도소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5월 6일에는 감염에 취약한 교도관들에게 마스크 2,400장을 전달해 지역 안전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5월 19일 마스크 2,400장을 전달받은 루이스빌시는 청사에 마련된 ‘영웅의 벽(Wall of Heroes)’에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의 이름을 올려 한인사회의 도움과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5월 19일 루이스빌 소방국 및 경찰국에 마스크 전달
정치력 신장과 한인 안전의 교두보 마련
마스크는 한인의 정치력을 신장하고 한인사회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견인차가 되기도 했다. 5월 27일에는 코펠시 경찰당국에 2,400장의 마스크를 기증했는데, 코펠시는 오는 11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한인 후보가 출마하는 도시로 한인 정치력 신장의 중요한 교두보가 되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사회 안전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6월 15일 흑인 커뮤니티 두 곳을 방문하여 KN95 마스크 4,000장을 전달했다. 이로써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한인사회의 의지를 표명하고 흑인 시위대의 안전을 기원해 한인-흑인 커뮤니티 간 유대를 공고히 했다.
한인 노인계층을 위한 지원사업도 빠트리지 않았다. 60세 이상의 노인 회원이 대거 소속된 5개 단체를 선정, 후원금 2,500달러와 함께 마스크 2,500장, 손 세정제 5박스, 일회용 장갑 5박스를 기증했다. 또한 열악한 환경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얼굴 가리개와 손 세정제를 제공해 한인사회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수행했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한인사회의 의지를 담아 흑인 사회에 마스크 전달
공공외교의 모범, 더불어 사는 사회 구현
2개월이란 짧은 기간 달라스협의회가 주류사회에 전달한 마스크는 무려 3만 장이 넘는다. 달라스협의회의 ‘마스크 기부’는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무릇 공공외교란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우호적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외국인들의 이해와 신뢰를 끌어내는 외교활동을 말한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에 달라스협의회의 활동은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를 구현하면서 공공외교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우리의 활동이 동포사회의 권익 신장은 물론 대한민국의 지지 기반 확대에 기여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60세 이상 회원들이 소속된 한인 5개 단체에 마스크 기증
오 원 성
민주평통 미국 달라스협의회 수석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