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골든벨 인천지역회의대회가 열린 인천광역시 선학체육관은 학생들의 뜨거운 응원열기와 함성으로 뒤덮였다. 인천지역 24개 학교에서 612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흥미진진한 통일ㆍ역사퀴즈대회는 물론이고 재미있는 공연과 장기자랑, 열띤 응원전 등으로 인천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었다. 이날 김현숙 인천 부의장과 협의회장 및 상임위원, 자문위원들도 함께 참석해 학생들의 선전을 응원했다.
민주평통의 통일골든벨은 우리나라 역사와 통일비전을 공유해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고 통일의지를 고취시키는 한편, 청소년들의 통일준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행사다. 3~4월경 지역협의회 예선대회를 거쳐 5~6월 지역회의 예선을 치르며, 여기에서 선발된 89명의 학생(시ㆍ도 지역회의대회 선발자 77명, 해외지역 선발학생 10명, 북한이탈 청소년 1명 등)들은 오는 7월 열리는 KBS 역사ㆍ통일 도전골든벨에서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민주평통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안전사고에 대비해서 각 기관의 도움을 요청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으며, 곳곳에 안내요원을 배치해 질서정연하게 행사를 치렀다. 퀴즈대회에 앞서 김현숙 인천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더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학생들에게 약속했다. 또한 “통일골든벨대회는 미래 통일주역인 학생들이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와 통일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개최됐다”며 “통일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먼저 자리를 이동해가면서 문제를 푸는 OX퀴즈가 출제됐다. 원래 계획은 예선에서 80명, 패자부활전에서 70명 등 총 150명을 선발하고, 본선은 정원 30명에 패자부활전에서 20명을 추가해 50명으로 경기를 치룰 예정이었으나 경기 도중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변수들이 많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첫 번째 문제는 김현숙 부의장이 직접 출제했다. 우르르 ‘O’를 향해 달려간 아이들은 껑충껑충 거리며 다른 선택을 한 친구가 있는지 궁금해 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동성고의 한 남학생이 ‘X’를 선택했고, ‘용감하다’며 여기저기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학생은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남은 후 꽤 오랫동안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13번 6.25전쟁 문제에서 선택이 반반으로 갈렸다. 사회자가 정답을 말하자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틀린 학생들은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로 돌아가 패자부활전을 기다렸다.
그런데 북한의 통일이론을 묻는 15번 문제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1번 보기에 세 명의 학생이 있었고 나머지 전원은 3번 보기를 선택했다. 사회자가 ‘정답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줘도 되냐’고 묻자 학생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안된다’는 말이 끝나자마자 3명을 제외한 전원이 탈락하고 말았다.
잠시 열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탈락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기자랑을 시작했다. 아홉 명의 학생들이 최근 유행하는 대중가수들의 춤을 췄고 지켜보는 아이들은 자기 학교 학생들을 목청껏 응원하며 장기자랑 시간을 즐겼다.
이어서 13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본선 경기가 시작됐다. 첫 번째 문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이름을 알아맞히는 문제로 ‘비추온’이 정답이었는데 별이, 영실이, 김보성의 의리, 호돌이, 포돌이 등 다양한 오답이 나왔고, 단박에 31명의 결선진출자들이 결정돼 버렸다. 그리고 나머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시 패자부활전 을 치렀다.
다시 대회가 재개되고, 의외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묻는 주관식문제에서도 많은 탈락자가 나왔다. 여러 문제를 거쳐 총 47명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이때부터는 탈락한 학생, 2층에서 대회를 지켜보던 학생들 모두 응원의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마침내 9명이 남은 순간 학교별 응원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수상자가 13명이기 때문에 일부 수상자는 이미 결정된 상황. 어떤 상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북한의 교육과 독립운동 관련 문제가 나왔고 두 명의 학생이 정답을 적지 못해 5명만 남게 됐다. 여기서 최후의 1인이 될 학생들의 소감을 들었다. ‘한문제만 더 맞추겠습니다(동산고등학교장연우, 인천하늘고 정상윤)’, ‘통일상을 타겠습니다(강화고등학교 이상엽, 인천고등학교 이종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명신여고 임지현)’ 등 씩씩하게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각오가 무색하게 다음 문제에서 통일상이 결정돼 버렸다. 객관식 문제였는데 4명의 남학생들은 전부 오답을 선택했고 임지현 학생만 정답을 적었다. 사회자는 정답을 호명하는 대신 ‘지현아 잘했어’라고 말했고 얼떨떨해 하는 지현이 뒤에서 명신여고 학생들이 모두 뛰어나와 얼싸안아주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글. 기자희 / 사진. 나병필>